허공 속의 꽃은 원래 나고 죽음 이 없으며 거울 속의 환상 역시 오고 감이 없습니다. 언덕에 올랐다면 뗏목을 버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거니와, 무엇 때문에 또다시 사공에게 길을 묻겠습니까? -법전스님-
'다시 사공에게 길을 물으니 ' -법전스님-
자비로운 배의 노를 잃어버렸으니 慈船墜? 고해를 헤매는 나그네는 무엇을 의지하리오. 海客何依
평생을 인적 드문 곳에서 자취를 감추고 그림자조차 산을 나서지 않고 오로지 정진으로만 일관한 삶이었습니다. 그리고 티끌 같은 세상과 함께 하면서도 참 면목은 절대로 때 묻히지 않으셨고, 범부들 속에 함께 응하면서도 그 본체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숨어도 그 이름은 만천하로 퍼져 나갔고 자비의 교화는 저승과 이승까지 두루 미쳤으니, 그 공덕을 무엇에다가 감히 비길 수 있겠습니까? 죽비 잡고 지도해주신 법의 은혜를 어찌 잊을 수 있겠습니까? 그 날 붉은 명정이 새벽에 출발하니 슬픈 바람이 일어났습니다. 우리의 복이 모자라 법의 깃발을 꺾이었고 대들보가 무너지니, 바다가 마르고 등불이 꺼졌습니다. 총림이 삭막하니 누구를 의지하며, 우주마저 공허하니 어디에 머물러야 할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이제 7년 만에 지리산 경호강변 겁외사에서 당신의 화신을 봅니다.
조사의 문중으로 돌아와 옛 자취를 모두 나타내시어 우리 모두에게 깨달음의 길을 열어주시고, 본래의 대원을 저버리시지 마시고 걸음마다 교화의 문에 다시 들어오셔서 한사람의 중생도 제도 받지 않은 이가 없게 하소서
언덕에 올랐다면 뗏목을 버리는 것이 당연한 일이거니와, 무엇 때문에 또다시 사공에게 길을 묻겠습니까?
明月常掛大虛中 한밤중에도 힘들지 않고 다시 달을 빌리네 夜半不勞重借月 2001. 3. 30 법전스님 1926년~ 1982년 조계종 총무원장 1996년 해인총림방장 2000년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現 제11대 조계종 종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