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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편
2009.09.03 15:58

악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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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성취하려고 하자

악마가 나타나 부처님을 유혹했다는 불전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부처님께서는 악마의 유혹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용감한 군인처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는 너와 결전하리라. 나는 너의 군대를 잘 알고 있다.
너의 제1군은 애욕이다. 제2군은 의욕상실이고 제3군은 주림과 목마름이다. 제4군은 갈망이며 제5군은 비겁이다. 제6군은 공포이며 제7군은 의혹이다. 제8군은 분노이며 제9군은 슬픔이다. 그 위에 명예욕까지 갖추고 있다. 자아 어떠냐, 나는 너의 군대와 싸우겠노라. 나는 바르게 생각하고 바르게 알고 있다” 이상에서 악마의 군대는 열 가지로 파악된다. 그런데 그 군대의 성격은 매우 이채롭다. 모두가 우리들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이기 때문이다. 애욕은 본능에 속하며 원초적인 속성이다. 종족의 영속성을 도모하기 위해 느끼게 되는, 그래서 약간은 맹목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인간은 동물처럼 맹목적인 행동으로 일관할 수 없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질서와 사회적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우리의 내면에는 지배와 파괴의 본능이 잠재되어 우리들을 조종하려고 한다. 분노는 욕망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혹은 자신과 연결된 안팎의 확산이 좌절되었을 때, 자신의 의지대로 사물이 움직여지지 않을 때 느끼는 심리적 상태다. 그래서 욕망과 갈애, 분노, 저주, 슬픔 등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의욕 상실은 절망을 의미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상처받아 자신의 의지나 의사를 포기하고자 하는 심리적 상태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지하철 역사나 길거리에서 잠자리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 알콜중독자들 등이 그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그들이 속한 사회의 린치를 받고 절망에 허덕인다. 삶에 대한 의욕을 상실한 채 방황하고 있다. 죽음보다도 깊은 수렁에 빠져 있는 것이다. 반면에 그러한 문제는 그들 자신이 해결하지 않는 한 쉽게 치유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포기보다 부단한 자기개발을 강조하게 된다.

또한 비겁하다는 것과 공포는 무엇인가. 자신감의 결여와 그로 인해 파생되는 실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왜 우리는 비겁과 공포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는 것인가. 생존에 대한 애착 때문이다. 이것을 유애(有愛)라 표현하기도 한다. 아무리 고상한 이론과 철학을 설명하더라도 그것이 허기진 배를 채워주지 못할 때 사람들은 철학의 공허함을 말하기도 한다. 설사 고상한 이론과 철학을 알고 있으며, 그것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하더라도 그런 것과 관계없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친다. 그것이 유애이다. 이것은 학식과 부귀의 유무를 떠난 보편적인 인간의 심리라 말할 수 있다.

이상에서 서술되고 있는 악마의 군대는 우리들이 일상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일상적인 심리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악마의 정체를 알 수 있게 한다. 악마는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마음이었던 것이다. 악마라 표현해서 친근감은 가지 않지만 그것은 나의 마음 상태를 말하는 것이며, 너의 마음 상태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존재와 욕망에 끄달리지 않는 마음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처님은 <삼뮤타 니카야>에서 5온이 악마라고 선언한다. 왜냐하면 일체의 사물은 5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간을 비롯한 동물군은 특히 5온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몸, 느낌, 생각, 의지, 지적 분별 등으로 표현되는 5온은 각각 우리들을 집착하게 만든다. 전술한 열 가지를 통해 5감을 만족시키려 하지만 그 욕망은 끝이 없으므로 결국 우리들은 욕망의 노예가 될 수밖에 없으며, 그런 점에서 악마라 표현하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대부분 악마의 군대에 의해 동요하거나 집착한다. 그러나 부처님의 제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출가 수행자들은 이들의 포로가 되거나 그것에 연민을 느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잡아함경>을 보면 “동요하면 악마에게 결박당하고, 동요하지 않으면 해탈 한다”고 말한다. 특히 5온이 동요하면 악마의 포로가 된다는 점을 제자들에게 자상하게 일러주고 계신다.

그러나 참으로 어려운 것은 인간이 존재하는 한 5온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결국 악마는 언제나 우리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부파불교시대가 되면 악마를 번뇌란 말로 바꾸어 놓게 된다. 번뇌는 klesa 혹은 kilesa란 말을 번역한 용어인데 ‘집착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무엇에 집착하는 것인가. 5온에 집착하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번뇌 역시 인간이 있는 한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악마나 번뇌에서 벗어나 해탈의 자유를 만끽한다는 것은 다름 아닌 악마의 군대로 표현된 열 가지 요소들에 대해 집착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흔히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표현되는 3독의 감옥을 벗어나는 것이 악마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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