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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심 쉬면 분별력이 증장


채찍과 고삐, 사람과 소 모두 비어있으니

푸른 허공만 아득히 펼쳐져 소식 전하기 어렵구나.

붉은 화로의 불꽃이 어찌 눈을 용납하리오.

이 경지 이르러야 조사의 마음과 합치게 되리.
- <십우도 8. 人牛俱忘>


결합은 분해의 역순(逆順)이라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분해는 결합의 역순이 된다.
본마음에서 분별심이 일어나고, 분별심이 뭉쳐 몸이 생겨나게 되었다.
따라서 본마음으로 향하는 길은 그 역순이 된다. 먼저 몸뚱이 착(着)이 쉬고,
다시 분별심이 쉼으로써, 마침내 본마음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다.

분별심이 쉬면 오히려 분별력은 증장된다. 이것은 마치 흙탕물이 가라앉으면
밑바닥이 훤히 보이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로써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일이 없어지며,
큰 차원에서 자신에게 복덕이 되는 판단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지혜가 나는데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 반드시 몸으로 복덕을 짓는 일이다.
‘일체 중생을 제도하리라.’ 마음먹고는, 몸으로써 머무는 바 없이 베푸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복덕이란 몸뚱이에 대해 ‘미안함’이 없는 것을 말하며,
복 지은 결과는 세상을 대할 때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이를테면 재앙이 사라진 상태다.
지혜란 마음에 대해 ‘미안함’이 없는 상태로, 사람들을 대할 때 밝게 알아지는 것이다.
마치 흑탕물이 가라 앉으면

밑바닥이 훤히 보이는 이치

복덕과 지혜는 몸과 마음의 관계와 같이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따라서 마음에 미안함이 없으려면, 몸뚱이에 미안함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이 둘의 성질은 다르다. 나쁜 인연을 만나게 되면,
복 지은 것은 무상하여 앗길 수도 있으나, 지혜는 영원하여 흔들림이 없다.

진정한 지혜는 무심(無心)에서 나온다. 최고의 지관(地官)도 자신의 묘 자리는 잘 찾지 못한다고 한다.
욕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욕심이 쉬어야 정확한 판단력이 생긴다. 운동선수들도
‘잘 해야지’하는 강박관념이 있으면 오히려 실력발휘가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무심해져야 최고의 실력이 나오게 된다.

그러므로 엄청난 연습을 하는 것은, 잘 하려고 한다기보다
오히려 무심해지기 위해서 한다고 보는 것이 옳다. 무슨 일이든 익숙해져야 무심해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축구공을 처음 차보는 사람은 누구나 드리블과 슈팅이 서툴다.
그러나 계속해서 연습하는 동안 본인도 모르게 능숙해져 마침내 무심코 드리블하고 슈팅을 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무언가를 꾸준히 연습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분별심을 쉬는 연습이 되는 것이다.

앉으나 서나, 오나가나, 자나 깨나 ‘마하반야바라밀’을 염(念)하고, 그 소리를 듣는 연습을 하다보면, 마침내 무심해진다. 염하는 이와 듣는 이가 하나가 되어, 염한다는 생각 없이 염하고, 듣는다는 생각 없이 듣게 된다.
이른 바 몸도 사라지고 마음도 사라져서 몸과 마음이 모두 공(空)한 경지에 들게 되는 것이다.
월호스님 / 쌍계사 승가대학 교수


[불교신문 2442호/ 7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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