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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열전
2019.12.27 14:45

36. 한국편 - 부휴선사(浮休禪師)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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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부휴선사(浮休禪師)

- 名利 외면한 수행승의 본보기 -

(2) 교우관계


芙蓉靈觀선사의 심법을 곧바로 이은 직계제자로는 서산대사와 부휴대사가 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당세에 학덕과 공훈 및 승계에 있어서 서산대사를 짝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다만 서산대사에게 사명대사와 같은 걸출한 제자가 나와서 스승의 법예를 드높인 것처럼 부휴대사도 碧巖覺性과 같은 빼어난 제자와 翠微 · 白谷 · 晦隱 등과 같은 훌륭한 제자를 두어 그 법맥이 면면히 이어졌다.

 

벽암각성은 사명대사의 뒤를 이어 팔도도총섭이 되어 毫名을 떨친 사람이다. 물론 제자의 많고 적음과 세상에 대한 공적에 따라서 바로 그 사람의 禪的境地를 평가할 수는 없으나, 이처럼 훌륭한 제자를 키워낼 수 있었음은 그의 법력이 예사롭지 않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다만 부휴선사는 서산대사와 법형제이기는 하지만 나이가 23세나 아래이므로 나이만으로 보면 사명대사와 동년배가 된다. 그러므로 법형인 서산스님을 스승과 같이 존중하였으며, 사명대사와는 친구처럼 지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사명스님의 글이 있다.

 

“성인이 가신 지 3천년이 지난 지금 大雄(부처님)의 진실한 법은 날로 쇠퇴하고 마군의 말들만 분분한데 사람들은 모두 이것에 취해 있구나. 金言은 땅에 떨어지고 세상은 헛된 말만 쫓아서 집착하니 이 때를 당하여 靈山이 어찌 평안하겠으며 少林은 어느날 생기를 되찾을 것인가. 지금에는 오직 正眼을 지닌 우리 형님이 있을 뿐이니, 형님이 아니고서는 누가 이 邪網을 다시 정돈할 것인가"

 

여기서 우리 형님이라 칭한 것은 곧 부휴선사를 가리킨 것이다. 두 분의 서로를 아는 마음이 어떤 것인가를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이는 사명대사가 나라의 위급함을 구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다 보니 종문의 본분사에 충실할 수 없음을 안타깝게 여기면서 이를 은근히 자기가 마음으로 인정하고 존경하는 부휴선사에게 당부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부휴선사는 다만 종문에서만 선지에 밝은 탁월한 스님으로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당시에 학덕과 인격을 갖춘 최고 수준의 유생들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당시의 재상이었던 盧守愼과의 관계가 잘 말해준다.

 

선사가 그의 책을 빌려서 7년 만에 모두 독파하였음은 이미 말한 바이지만 두 분은 사상적으로도 불 · 유에 구애됨이 없이 토론하여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는 노수신이 유배지에서 저술한『夙興夜寢箴註』에 心의 體用을 설한 내용으로 미루어 볼 때 능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 一物이 문득 지나가도 眞體는 전과 같이 그 光靈을 모두어 흩어지지않는다. 모든 사려가 끊어져 明鏡止水와 같되 터럭 끝만치도 꾸민 흔적이 없으며 虛明靜一의 상이 있으되 비록 귀신이라 할지라도 그 分際(분별되어진 모습)를 볼 수 없으니 이것이 靜하면서 存養하는 것 이 다"


여기서 一物이라 함은 眞如一心이라 볼 수 있고 眞體란 心眞如自體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心體가 비록 작용한다고 할지라도 眞如自性은 본시 그대로의 光靈이 흩어져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말한 것이다.

 

또한 사려가 끊어져 명경지수와 같이 되었다고 할지라도, 이는 인위적으로 닦아 얻는 것이 아님을 다음에 말한 것이며, 끝으로 眞如自性 자체는 귀신이라도 형상으로 포착할 수 없다는 말이다. 이는 心의 體用을 묘하게 설명하려고 한 것으로 비록 언로의 자취가 남겨진 흠이 있으나, 선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해가 없이는 하기 힘든 말이다. 그러므로 이퇴계 선생도 이 글을 평하여 말하기를, “禪의 寂照虛通과 다를 게 없다”고 하였다.


또한 노수신은 竊見通書에서 말하기를 “성인을 가히 배울 수 있습니까? 배울 수 있소이다. 요긴한 것이 있습니까? 있소이다. 청컨대 여쭈어 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가 요긴한데 無欲입니다. 무욕한즉 靜虛하고 動直합니다. 靜虛한즉 밝고(명) 밝은즉 통합니다. 動直한즉 공평하고 공평한즉 溥大하게 됩니다. 明通하고 公溥하면 두루할 수 있습니다."


이로 미루어보면 노수신이 비록 유학자이기는 하지만 심의 체용에 대한 이해와 공부방법에 대해서는 선사로부터 시사받은 바가 적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무비 스님

 

[출처 : 염화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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