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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영(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한 때 부처님께서 중인도 아비타(阿毘陀)국의 항하 강변에서 비구들과 함께 머물고 계셨다. 그 때 비구들은 강둑을 삼킬 듯이 요란하게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며 지내고 있었다. 부처님은 그런 비구들에게 강물을 소재로 하여 법문을 하셨다. 가르침의 핵심은 존재를 구성하는 다섯 가지 쌓임[五蘊]이 실체가 없다는 것으로 불교의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하지만 비구들은 부처님의 설법을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비유를 통해 이해하기 쉽도록 설법하셨기 때문이다.

첫째, 큰 비가 내린 뒤 강물이 불어나면 세차게 흐르는 강물을 따라 물거품[聚沫]이 모여 든다. 그러나 눈 밝은 사람이 자세히 관찰해보면 물거품의 실체란 어디에도 없다. 물거품에는 단단한 외피[牢]도 없고, 알맹이[實]도 없으며, 견고함[堅固]도 없기 때문이다. 물결을 따라 생겨나는 물거품에 실체가 없는 것처럼 존재하는 모든 물질[色] 역시 개체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견고한 실체란 없다.

둘째, 비오는 날 굵은 빗 방물이 떨어지면 마당 여기저기에 물방울[水泡]이 생겨난다. 하지만 자세히 관찰해 보면 물방울은 근방 사라지고 만다. 물방울 역시 단단한 외피나 알맹이 그리고 견고함이 없기 때문이다. 빗물에 의해 생겨난 물거품이 잠시 머물다 사라지듯이 존재하는 모든 느낌[受] 또한 실체가 없다.

셋째, 늦은 봄날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지면 대지위로 아지랑이[野馬, Mar?cik?]가 피어오른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 보면 아지랑이의 실체도 없다. 아지랑이 또한 단단한 외피도, 알맹이도, 견고함도 없기 때문이다. 그와 같이 모든 취상작용[想] 또한 견고한 실체가 없다.

넷째, 어떤 사람이 단단한 목재를 구하기 위해 날선 도끼를 들고 숲으로 들어갔다가 곧고 굵은 파초(芭蕉)를 발견했다. 나무꾼은 파초의 밑동을 자른 뒤에 껍질을 하나씩 벗겨 나갔지만 끝내 단단한 목질을 발견하지 못했다. 파초 역시 단단한 외피도, 알맹이도, 견고함도 없기 때문이다. 양파 껍질처럼 벗겨지는 파초처럼 인식의 작용[行] 또한 견실한 알맹이가 없다.

다섯째, 어떤 마술사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네거리에서 환술[幻]을 부려 상병(象兵)·마병(馬兵)·차병(車兵)·보병(步兵)을 만들었다고 하자. 그 때 눈 밝은 사람이 자세히 관찰해 보면 마술사가 만들어낸 것은 환영에 불과할 뿐 실체가 없음을 알게 된다. 그것 또한 단단한 외피도, 알맹이도, 견고함도 없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인식의 주체인 마음[識] 역시 견고한 실체가 없다.
이와 같이 부처님은 오온의 실체 없음에 대해 다섯 가지 비유를 들어 친절하게 설명하신 뒤 다음과 같은 내용을 후렴구처럼 각 항마다 덧붙이셨다.

“과거에 속한 것이건 미래에 속한 것이건 현재에 속한 것이건, 안에 있는 것이건 밖에 있는 것이건, 거칠건 미세하건, 아름답건 추하건, 멀리 있는 것이건 가까이 있는 것이건 자세히 관찰하고 깊이 분석해 보면 아무 것도 없고, 단단함도 없으며, 알맹이도 없고, 견고함도 없다. 그런 물질은 마치 병(病)과 같고 종기와 같으며 가시와 같고 살기와 같으며, 무상한 것이고 괴로운 것이며 공한 것이고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아니다. 왜냐 하면 이들 다섯 가지 쌓임에는 단단한 알맹이[堅實]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나’라거나, ‘나의 실체’라고 하며 집착하는 오온은 사실 물방울 같고, 아지랑이 같고, 파초 같고, 허깨비 같이 실체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지혜로운 사람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존재의 속성을 잘 관찰하여 오온 속에는 ‘나[我]’도 ‘내 것[我所]’도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오온이 모여 만들어진 이 육신은 ‘목숨’, ‘온기’, ‘의식’이라는 세 가지 조건이 사라지면 물거품이나 아지랑이처럼 허망하게 사라지고 만다. 그럼에도 우리들은 허깨비와 같은 오온에 속아 그것을 자신이라고 고집하며 집착한다. 그런 집착심으로 오온을 바라볼 때 오온은 독한 가시가 되어 우리들에게 고통을 안겨주고, 마음의 병을 유발한다. 그래서 부처님은 비구들에게 부지런히 닦고 익혀 이 몸의 실체가 없음을 잘 관찰하라고 당부하셨다.

?물거품경[泡沫經]?이라는 이름으로 잡아함에 수록된 이상의 내용을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점을 깨달을 수 있다.
첫째, 부처님은 비구들이 범람하는 강물을 보며 상념에 잡혀 있을 때 바로 그 강물을 소재로 삼아 오온의 실체 없음을 설법하셨다. 어렵고 형이상학적인 내용이 아니라 보고 듣고 맛보는 현실적 소재를 활용하여 존재의 실상을 이해하도록 인도하신다. 거품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현상을 두 눈으로 지켜본 비구들에게 오온이 물거품과 같다는 비유는 사물의 현상을 통해 존재의 실상을 깨닫게 하는 가르침이 되었다.

둘째, 부처님은 오온이 모두 공하다는 이치를 다섯 가지 비유를 들어 설명하셨다. 초기불교의 이런 가르침은 대승경전으로 계승된다. 이를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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