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uage
한국어
설법
2009.10.26 12:20

개운조사와 도교사상(3)

조회 수 10098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 대력백우(大力白牛)와 대약(大藥)

능엄경 권7에 등장하는 大力白牛를 개운조사는 본격적인 내단(內丹)수련에 진입하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내단수련의 요체는 설산(雪山)에서 사는 大力白牛의 똥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만약 말세의 사람이 도량을 세우고자 할진댄 먼저 눈 덮인 산에서 큰 힘을 가진 흰소를 구해야 할지니, 이 소는 눈덮인 산의 맑은 물만 마시고 그 산에서 나는 살찌고 기름지고 향내나는 풀만 먹어서 그 똥이 매우 부드럽고 미세하니 그 똥을 가져다가 전단향과 골고루 섞어서 그 지면에 바를지니라.

힘센 흰소(大力白牛)는 무엇인가? 흰소와 똥은 하나의 비유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내단사상에서는 될수 있으면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고 간접적이고 은유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그 이유는 적당한 인물이 아닌 사람에게 전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다(非器不傳). 개운조사는 이 대목을 다음과 같은 내단적 의미로 풀이하고 있다.

"큰 힘을 가진 소란 사성(四聖)과 육범(六凡)의 근원이니 모든 경전에서 나타난 것으로 [대약왕수].[아가타].[금강반야].[마니주].[묘연화].[묘약].[보리종자]도 다 이를 가리키는 말이다....이를 가리켜 대력백우라 하니 불법의 근본이로다...."

개운조사는 대력백우를 대약왕수(大藥王樹), 즉 내단학에서 말하는 대약(大藥)으로 풀이한다. 내단학에서는 일반적으로 선천일기(先天一氣)를 회복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대약이 생성되는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먼저 임.독(任.督) 양맥이 뚫려야 하고, 소주천(小周天)이 이루어져 소약이 형성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야 대약이 형성되는데 개운조사는 대약 생성 이전까지의 단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곧바로 대약에 들어가고 있다. 이는 개운조사가 대약생성의 단계부터 본격적인 내단수련에 진입한 것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그랬지 않나 싶다.

이처럼 대약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소주천의 화후에 의해 하단전에서 연단된 불씨, 즉 진양화(眞陽火)를 소약이라 하며, 이것을 또한 외단이 완성되었다고 하고, 단전에 완전한 뿌리를 내렸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소약을 후천지단(後天之丹)이라 하며, 이 소약에 의해 수련자는 소정(小定)을 이루는 심처(心處)를 마련한 셈이다.

이에 반해 대주천의 화후에 의하여 완성된 대약, 즉 여의보주는 선천지단(先天之丹)이라 말하며, 이는 곧 중정을 얻는 것이며, 또한 누진통(漏盡通)을 이루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대약을 분기점으로 성인과 범부가 갈라진다. 대약을 채취하여 선천기가 내 몸에 있게 되면 성인의 경지를 이미 증득한 것이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대약이 만들어지는 순간은 어떠한가? 개운조사는 대약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이 소의 본체는 바다 밑의 순수한 금(金)이요, 그 작용은 불 속에 진정한 물이니 마음을 항복받고 기미(때)를 기다리는 것이 공(功)의 요점이다. 보는 것을 거두어 들이고 듣는 것을 되돌려서 고요히 동요함이 없이 태허에 마음을 집중시켜(회광반조) 털끝만한 작은 생각도 없게 되면 짧은 시간에 성(性)이 명궁(命宮)에 들어가서 명과 성이 합해지면 참다운 호흡이 저절로 안정되어 소 똥이 왕성하게 생길 것이다."

개운조사는 대약이 생성되는 순간을 "성이 명궁에 들어가서 명과 성이 합해질때"(性入命宮 命與性合)로 표현하고 있다. 내단학에서 성이 상징하는 바는 심(心)-홍(汞)-심장(心臟)-용(龍)-이괘(離卦)이고, 명은 신(身)-연(鉛)-신장(腎臟)-호(虎)-감괘(坎卦)이다. 그러므로 성이 명에 들어간다는 것은 양자가 합일함을 의미한다. 흔히 감리교구(坎離交構)로 표현하기도 한다.

이때 감리교구는 2가지 의미로 해석된다. 첫째는 넓은 의미로서 선천성명(先天性命)의 합일을 가리키는 경우이고, 둘째는 좁은 의미로서 선천의 원명(元命)에서 분화된 신수지기(腎水之氣)와 심화지기(心火之氣)의 만남을 의미할때이다. 여기에서 개운조사가 의미하는 바는 소약이 아니라 대약의 생성을 가리키기 때문에 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즉 이괘(離卦) 가운데의 음효가 감괘(坎卦) 가운데의 양효와 만나는 경우이다.

대약이 생성되어 무르익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어느정도 되는가? 개운조사에 의하면 사람의 근기마다 각각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상근기일 경우 만약 참 스승을 만나서 법을 듣고 수행하면 불과 7일 동안 고요히 공부하면 증득할 것이니 삼마지의 구멍이(三摩地竅) 온화하게 되면서 미간에 빛이 투명해지는데, 혹자는 갑자기 이런 광경을 보고 기이하게 여기고 의심을 내면 마음이 움직여서 기운이 흩어지리니 도를 이루고져 하나 증득할 수 있겠는가? 이 때를 당하여서 삼가 놀라지 말고 조용하고 고요하게 관찰하면서 그 자연 그대로를 따를 뿐이니라. 소여! 소여! 빈부에 구애없이 집집마다 있고 어질고 어리석음을 막론하고 누구나 다 생기는 것이다."

개운조사는 상근기일 경우 7일만에 증득한다고 밝힌다. 상근기란 동정(童貞)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동정의 상태에서는 소약(小藥)생성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약생성의 단계로 진입할 수 있으므로 속성으로 공부가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내단수련에 있어서 동정여부가 관건이 된다고 할때 남녀간의 성적인 교접이 매우 금기시 됨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능엄경 전반을 통해서 계율을 매우 중시하는데, 그 중에서도 불음계(不淫戒)를 가장 우선으로 한다. 대승불교 일반에서는 살(殺)-도(盜)-음(淫)의 순서이지만 능엄경에서는 음(淫)-살(殺)-도(盜)의 순서로써 음욕(淫慾)을 가장 경계한다. 개운조사도 이를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미 동정을 잃은 사람은 어떤 방법이 있는가? 능엄경 원문에 의하면 중하근기(中下待機)가 수행하는 법을 "다섯자 아래에서 황토를 취해다가 열가지 향과 골고루 섞어 이를 가루로 만들어 황토와 배합하여 도량의 지면에다 발라야 한다"고 설명한다. 개운조사의 해석에 의하면 "다섯자 아래에서 황토를 취한다"는 것은 오음(五陰)속에 반야의 오묘한 기틀을 비유한 것이며, "열가지 향"은 열가지 무거운 큰 계율에 해당한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동정을 잃은 중하근기는 계율을 지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점진적인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좀더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경장(瓊漿)과 옥액(玉液)을 자주 삼키라고 되어 있다. 즉 경장은 후천기(後天氣)요 옥액은 입속의 침을 가리키니, 결국은 소주천을 행할때 가능하다는 이야기로 풀이된다.

개운조사의 해석에서 또한가지 주목할 사항은 바로 삼마지(三摩地)에 대한 해석이다. 불교의 일반적인 해석은 삼마지를 삼매(三昧)와 같은 뜻으로 해석한다. 즉 선정(禪定) 혹은 산란한 마음이 없는 고요한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와같은 설명은 사실 추상적인 것이므로 어떻게 삼매에 들어갈 수 있는지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힘들다. 개운조사는 삼마지를 구멍(竅)이라고 밝힌다. 만약 이 구멍을 알지 못하면 공부를 시작할때 어느 지점에서 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를 알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규(竅)는 무엇인가? 내단학에서 규는 인체의 기혈이 집중되는 부위를 의미한다. 규는 인체내에 여러군데 산재해 있지만 수련상에서 문제시 되는 규는 대체적으로 현빈(玄牝)과 황정(黃庭)이다. 현빈은 소주천이 되었을때 잡히는 규로서 대략 배꼽의 좌하(左下)에 위치하고, 황정은 대주천이 되었을때 잡히는 규로서 오목가슴(명치) 부근에 위치한다고 한다. 개운조사가 여기서 말하는 삼마지규(三摩地竅)는 대약생성 이후이므로 현빈 보다는 황정 자리로 추측된다.

아울러 개운조사는 삼마지규를 도덕경(道德經)의 내용과 회통 시킨다.

도경(道經)에서 말한 "이름할 수 없는 것은 천지의 시작이라"고 한 것이 곧 그것이고...."이름할 수 있는 것은 만물의 모태라"고 한 것이 곧 그것이며...."현묘한 가운데 더욱 현묘한 것은 모든 변화의 오묘한 문이라"고 한 것이 곧 그것이고...."항상 주의해서 그 구멍(竅)을 관찰해야 한다"고 한것은 처음 발심한 사람으로 삼마지를 관찰하여 공을 이루게 하는 일이니.

"그것"이란 모두 삼마지를 가리킨다. 개운조사는 도경에 나오는 "천지의 시작"을 능엄경의 의체원비(依體圓非)와, "만물의 모태"를 능엄경의 의용원즉(依用圓卽)으로, "변화의 오묘한 문"을 능엄경의 쌍회원민(雙會圓泯)에 각각 배대시킨다. "오묘한 구멍"은 모두 삼마지를 지칭한다고 규정한다. 개운조사는 도경의 이러한 내용들이 모두 삼마지와 관련 된다고 보았다. 불교의 삼매를 도교적 의미와 상통한다고 간주한 것이다.


-------------
노원용 교수는 본문에서 소약과 대약의 정의와 생성에 관련해서 한단회 원장선생님의 "금단의 길"의 내용을 각주에서 인용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수의 학술논문에서 그 내용이 인용된다는 것은 그 인용된 책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인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1. 지옥에서 경(經)을 외우니 후대하고 보내주다 - 법화경 영험

  2. 卍자의 유래

  3. 염주의 유래

  4. 경전의 사구게 모음

  5. 서산대사(西山大師)와 사명당(四溟堂)의 도술시합

  6. 대다라니에 깃든 힘-혜국 큰스님-

  7. 고왕경(高王經) 연기(緣起)와 영험(靈驗)

  8. 의상대사 법성계, 법성도

  9. 세수경(洗隨經) 서문 1편 -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무엇인가?

  10. 부설거사(浮雪居士) - 가상인터뷰

  11. 초 기 경 전 모 음 링 크

  12. ‘이판’ ‘사판’ 스님들 ‘夏安居’에 왜 들어가나

  13. 칭찬을 바라면서 교만한 마음을 내지 말라.

  14. 불정심관세음보살 모다라니경 중에서

  15. 번뇌를 녹이는 내면의 불꽃

  16. 유정이 수기 받으면 무정도 함께 성불한다

  17. 개운조사와 도교사상(3)

  18. 불교의 상식과 예절

  19. 천지는 한 뿌리 - 성철스님 법어

  20. 개운조사와 도교사상(2)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2 Next
/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