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영(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밤 동안 불을 피우고 제사를 지낸 바라문은 날이 밝자 제사 음식을 보시하기 위해 바라문을 찾아 나섰다가 부처님이 계신 곳을 지나가게 되었다. 부처님은 바라문이 지나가는 소리를 듣고 헛기침을 하며 인기척을 보이셨다. 바라문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새벽 강가에서 조용히 명상에 잠겨 계신 부처님을 발견하고 행여 바라문인가 해서 가까이 다가왔다. 하지만 그는 머리를 짧게 깎은 부처님을 보고 바라문이 아니라 사문(沙門)임을 알아차리고 발길을 돌렸다. 그때 문뜩 바라문의 뇌리를 스치는 것은 머리를 깎았다고 해서 모두 사문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바라문 중에도 더러 머리를 깎고 생활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라문은 부처님에게 되돌아와 ‘어디서 태어났으며, 타고난 종성(種姓)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부처님은 다음과 같은 게송으로 답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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