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능은 정식으로 승려가 되기도 전에 5조 홍인으로부터 법을 이어 받아선종의 제6조로서 역사의 무대 위에 나타나게 된다.혜능이 전법(傳法)을 상징하는 보리달마의 가사와 발우를 소지하고 남방으로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홍인의 제자들은 흥분하며 말했다."정식 승려도 아닌 행자가 조사의 법을 이어받다니 건방지기 한량없구나.우리가 그를 붙잡아 가사와 발우를 빼앗아 오자."혜능의 발자취를 찾아 대추적을 시작한 홍인의 제자들 가운데 도명(道明)이라는 스님이 가장 빨리 추적하여 광동성의 대유령(大庾嶺)이라는 고개에서 혜능과 마주쳤다. 추적자 도명은 소리쳤다."행자여, 가사와 발우를 내려 놓아라."혜능이 가사와 발우를 바위 위에 내려놓자 도명은 집어들고자 했으나 가사와 발우는 바위 위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도명은 두려움을 느꼈다.혜능은 말했다."그대는 무엇을 구하는가? 옷을 구하는가, 법을 구하는가!"도명은 식은 땀을 흘리며 말했다."행자여, 내가 이곳까지 그대를 찾아온 것은 옷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법을 위해서 입니다."혜능이 다시 말했다."그대는 잠시 생각을 거두고 선악을 모두 헤아리지 말라.선도 헤아리지 말라. 악도 헤아리지 말라.바로 이와 같은 때 부모가 낳아주기 전 그대의 본래면목은 무엇인가?"도명은 혜능의 말이 끝났을 때 깨달음을 얻었다.일지스님『 禪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