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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6 12:21

개운조사와 도교사상(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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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결론(結 論)

능엄경(楞嚴經)은 불교경전에 속하지만 송대 이후로 신유학자(新儒學者)들 뿐만이 아니라 도교수련가들 사이에서도 널리 읽혀졌던 책이다. 그리하여 도교 내단서(內丹書)에도 자주 인용되었는데, 특히 청대의 선인(仙人)으로서 성명쌍수(性命雙修).도불동원(道佛同源)을 주장하였던 유화양의 저술에서 집중적으로 인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그만큼 능엄경이 내단수련과 관련되는 내용을 풍부하게 담고 있었기 때문이며, 아울러 능엄경이 도.불 회통적인 성격이 강하게 내포되어 있음을 암시한다. 한국에서는 조선후기의 승려인 개운조사(開雲祖師)(1790- ?)가 능엄경을 내단적 의미와 관련시켜 주석한 개운해(開雲解,정본수능엄경환해산보기)를 저술하였다.

개운해에 나타난 도교사상은 성명쌍수론(性命雙修論)으로 압축된다. 성명쌍수론은 송대 이후에 형성된 도교사상으로서 정신적인 성(性)과 육체적인 명(命)을 함께 닦자는 주장이다. 그동안까지 선불교는 성 공부에 치우친 나머지 명 공부를 외면하는 경향이 있었고, 반대로 도교는 명 공부에 치우쳐 성 공부를 소홀히 한 경향이 있었다. 그리하여 불교는 인식세계의 폭은 넓지만 구체적인 도력을 갖추지 못하였고, 도교는 신통(神通)은 발휘하지만 에고(ego,욕망)의 집착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성명쌍수론은 이 양자를 겸비하자는 것이다. 이를 좀더 해석하면 道.佛이 표현만 다르지, 그 본질적인 지향점은 같다는 결론에 이른다. 개운조사의 해석가운데 가섭이 중국에 환생하여 노자가 되었다는 대목은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개운해 전반부에 나타난 주석 방향은 인식세계의 폭을 확장하는데 할애하고 있으며, 후반부는 주로 실질적인 수련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즉 전반부는 불교적인 性에 후반부는, 도교적인 命에 배당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돈오점수(頓悟漸修)의 틀로 설명하면 돈오(頓悟)는 性에, 점수(漸修)는 命에 각각 배대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돈오점수의 기본 발상이 능엄경에서 처음 유래한 것이라면, 개운해는 돈오점수의 원래 의미를 가장 잘 나타낸 저술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기존 능엄경의 해석은 전반부의 돈오에 치중하여 상대적으로 후반부인 점수 부분(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감이 있는데, 개운해에서는 이를 정확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해서 능엄경 전반부의 돈오(頓悟)라 하면 중관사상의 부정을 통하여, 유식사상으로 하여금 긍정의 토대를 마련한 다음, 여래장사상으로 긍정의 폭을 확대시키는 순서가 그것이다. 여기까지 오면 선가(禪家)에서 흔히 말하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 또는 "허허불상"(處處佛像)이라는 인식상태로 정리된다. 성 공부가 어느정도 마무리 됐다(頓悟)고 볼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점수(命 工夫)가 시작되는데 개운조사는 이를 내단사상으로 밝힌 것이다.

"大力白牛"章에서 대약생성(大藥生成)과 감리교구(坎離交構), 삼마지규에 대한 언급이 이에 해당한다. 한가지 주목되는 것은 개운조사가 대약채취 이전단계는 설명을 생략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계율을 잘 지킴으로써 그 이전단계의 공부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본 듯하다. 불교의 수행체계인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에 의하면 계율을 잘 지키면 자연히 정(定)에 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구태여 소주천(小周天)과 같은 세세한 설명을 피한 것이다. 그리고 이 때의 정(定)은 대주펀(大周天)의 단계로 보여진다. 즉 본격적인 내단수련을 대약의 단계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설정한듯 하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개운해에서 성명쌍수(性命雙修),도불회통(道佛會通),돈점융화(頓漸融和)라는 3가지 주제에 대한 나름대로의 해답을 얻을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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