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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왕삼매론
2012.06.18 12:39

1. 병(病)으로 괴로워 할 때 - 법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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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병(病)으로 괴로워 할 때

念身不求無病(염신불구무병),身無病則貪欲易生(신무병즉탐욕역생)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 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병을 괴로움으로 보셨습니다.  
'병고(病苦)'라고 하여 4가지 커다란 괴로움인 나고(生) 늙고(老) 병들고(病) 죽는(死)
생노병사 가운데 하나의 괴로움으로 이야기 하셨습니다.  
그만큼 우리 중생들 에게 병이란 '괴로움'의 존재인 것입니다.  

괴로움이란 인과(因果)라는 가르침 가운데  
악인악과(惡因惡果)의 범주에 속한다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악한 원인을 지으면 악한 과보를 받는 그 가운데
하나의 악과라고 해야 옳을 것입니다.  

즉 병이란 내가 지은 악한 과거세의 원인에 대한  
괴로운 과보의 하나라는 것입니다.  
나와 나 이외의 것을 둘로 보고 성내고 헐뜯고 싸우던 진심이  
악의 업보가 되어 병고라는 과보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또한 마음을 닦지 않아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았거나,
무언가에 풀지 않은 깊은 원한심을 안고 살았거나,
누군가를 지독히 미워하고 증오했거나,
살생의 업을 짓고, 영가의 장애로 말미암는 등
다양한 종류의 원인을 스스로 지었기 때문에 일어나는 결과인 것입니다.
 
이렇게 보았을 때 병 또한 결국 내 안에서 나온 것입니다.  
원인이 내게 있다면 그 결과 또한 내게 있으며
결과를 바꾸는 힘도 내게 있습니다.  
병이란 것은 결코 나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나의 또 다른 모습 인 것입니다.  

병의 원인이 내게 있기에  
병을 이겨낼 수 있는 힘도 내 안에 다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린 병에 걸리면 우선 병원부터 찾고 약부터 찾기에 바쁩니다.  
병의 근본이 무엇인지 살피려 하지 않고  
외부의 수단으로 외부에 드러난 병을 치유하려 합니다.  
 
병은 뿌리를 치유해야 합니다.  
약으로 병을 다스렸다 하더라도
그것은 겉에 드러난 병의 바이러스를 치유한 것이지  
근원에 있는 병의 원인 그 자체를 치유한 것은 아닙니다. 
 
병 또한 나와 둘이 아니라는 그런 절실한 자각이 있어야 합니다.  
자각이 아니라면 굳은 믿음이 있어야 합니다.  
내게서 나왔기에 병을 치유할 수 있는 손길은 오직 내 안에 있음을  
굳게 믿을 수 있어야 합니다.  
내 안에 '약사여래'의 손길에 모든 것을 내맡겨야 합니다.  
 
내가 나를 해칠 수 없듯 병도 나를 해치지 못합니다.  
모든 것을 내 안에 참 나 참 생명 그 밝은 자리에 굳게 믿고 맡겨버린다면
병은 이미 '양약'이 될 것입니다.  
 
본래 ‘나’가 없을 진데(無我) 도대체 병이 붙을 자리가 어디란 말입니까. 
지독한 육신의 아상 (我相)에 사로잡혀 ‘나’를 놓지 못하기에 
‘병’또한 붙게 되는 것입니다. 
‘나’를 놓아버리면 병도 아픔도 모두 비워지게 마련입니다. 
 
가만히 가부좌를 틀고 앉아  
두 눈을 지그시 감고 호흡을 깊게 집중해 쉬며 가만히 관찰을 합니다.  
처음에는 호흡의 이동을 관찰하고 몸과 마음이 차분해 지면
내 몸의 병이란 놈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가만히 지켜봄에 머물면 됩니다.  
마음은 절대로 가만히 두시고 오직 믿고 맡기기만 하면 됩니다.  
‘지켜봄’ 그 수행,  ‘맡김’ 그 굳은 믿음 속에 병고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맡긴다는 것은
‘병고 또한 내 안에서 나왔으니 내 안의 참나 자성 부처님께서
다 알아서 하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맡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작은 내가 힘들고 내가 아파하고 내가 이겨내야 한다면 
우리 중생들의 마음으로서는 때때로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크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부처님께 다 맡긴다 는 표현을 쓰는 것입니다. 
이 또한 결국엔 내 스스로 이겨내는 길입니다. 
다만 내 안에 참생명 자성부처님께 맡김으로써 고통을 떠맡고 있는 이 작은 나는
병고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됩니다. 
 
자연을 가만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자연은 약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오직 인간만이 약을 필요로 하고 삽니다. 
자연은 그 스스로의 자연치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무 가지가 부러지면 약을 바르지 않아도 스스로 다시 돋아나며, 
산이 잘려 나가 황폐해 져도 스스로 다시금 온갖 식물들을 잉태합니다. 
동물들이 피가 나고 다쳤더라도 저절로 상처는 아물게 되어 있습니다. 
 
사실은 인간 또한 그러한 자연치유력을 가지고 삽니다. 
그러나 인간은 그러한 자신 스스로의 능력을 굳게 믿지 못하기에 
나약한 마음으로 바깥의 양약에 의지하며 삽니다. 
본래 약이란 것도 다 내안에 저절로 갖추어져 있는데 말입니다. 
 
예를 들어 어린 아기들은 잘 다치지 않습니다. 
아기를 돌보다가 땅에 떨어뜨려도 그리 크게 다치지는 않습니다. 
또한 차사고가 났을 때라도 잠을 자던 사람은
사고 순간을 목격하고 놀란 사람보다 덜 다칩니다. 
 
이 말은 턱 놓고 사는 사람, 
시비 분별을 짓지 않고 맑고 순수하게 사는 사람은 
참 나의 본래자리와 좀 더 가깝기에 다치는 일도 더 줄어들 뿐 아니라 
사고가 나더라도 적게 다치고, 상처 또한 더 쉽게 아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사고 나는 순간 움찔 하며 긴장하고 있으면 
그만큼 우리 몸이 그 순간 자연과 법계와 하나 되기 어렵습니다. 
잠을 자고 있으니 머릿속의 시비분별이 어느 정도 가라앉게 되어 
몸 자체가 알아서 대응하고 자연스레 덜 다치도록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요즘이야 조금만 손가락에 피가 나도  
야단을 치며 약을 바르고 병원을 가고 하지만 
사실 우리 몸은 손가락이 잘려 나가더라도 시간이 흐르면 
제 스스로 아물고 상처자국의 균을 제거할 수 있는 자연치유력이 있습니다. 
 
이런 말은 우리 인간들 또한 애쓰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다 놓고 살고 있다는 말입니다. 
하기야 무조건 잡고만 살아서는 살 수가 없을 테니 말입니다. 
 
그러니 병고에 시달리게 되었을 때 우리 수행자는
모름지기 병에 대한 괴로움, 그 마음부터 놓아야 할 것입니다. 
병에 대한 집착을 턱 놓고 나면  
우리 몸은 그대로 본래의 참나와 하나가 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야만 우리 몸 스스로가 알아서 반응하고 
알아서 치유하고 약사여래의 손길을 뻗쳐 주게 될 것입니다. 
 
물론 병원에 가지 말고, 약도 먹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다만 아프니까 약을 먹고 병원을 가야겠다고 마음 내고 나면 
약에, 병원에 의지 하는 나약한 마음을 키우게 되니  
돌이켜 자성부처님께 온전히 놓을 수 없게 될 것이란 말입니다. 
아무리 병원에 가고 약을 먹더라도 
그 병의 근본 원인은 내 안에서 치유해야 할 것이라는 말입니다. 
 
또한 예를 들어 어떤 이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병고라던가 
고질적인 병고를 들어 전생의 업장 탓만을 하고 산다면 어떻습니까! 
사실 업보라고 말은 하지만 무슨 실체가 있어 업보가 붙을 자리 가 있겠습니까. 
내 마음 속에 있는 ‘병들었다’는 생각, ‘전생의 업보다’라는 생각  
그 생각들을 턱 놓고 털어 버리셔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병고처럼 훌륭한 수행의 재료가 어디 있습니까. 
저 또한 불법을 공부하고부터는 어지간한 병치레가 있더라도
굳게 믿고 맡기며 나의 중심으로 병고 또한 돌려놓게 되었습니다. 
아플 만하니 아프겠지, 병이 올만 하니 왔구나 하면서 
병고를 공부의 재료로 한번 써 먹어야지 하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그런다고 한순간 병이 다 떨어져 나가지는 않을 것입니다. 
병의 아픔은 한동안 우리 몸과 마음을 다치게 할지 모릅니다. 
그렇더라도 그 ‘아픔’이라는 놈까지 온전히 방하착 하고,  
죽기 살기로 덤벼들면 어지간해서는 병고도 고개를 숙이고 맙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병고라는 것은 어쩌다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설령 전염병에 재수 없게 걸려들었다고 할지라도 
그 또한 나의 인연이며, 당연히 내게 왔어야 할 내 수행의 재료입니다.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며, 약한 나의 몸을 탓할 일도 아닙니다. 
당당히 받아들여 어차피 한 번 받았어야 할 병고의 과보를 
밝게 녹여내실 수 있는 수행자 되시기 바랍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도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확고한 믿음이 필요 합니다. 
죽으면 죽었지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굳은 믿음! 
참으로 그런 묵직한 믿음이 있을 때 온전한 방하착이 성립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 가는대로  
몸에서 원하는 대로 먹고 싶은 것들을 맛있게 먹으면 됩니다.  
몸에서 원하는 그 어떤 음식도 그때부터는 그저 그대로 '약'이 됩니다.  
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밥을 먹으면 밥이 약이 되고, 물을 마시면 물이 약이 되는 법입니다. 
약을 먹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먹는 바 없이 먹으면 됩니다. 
밥 먹고 물마시며 양약으로 삼듯, 약 먹고 양약으로 삼을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다만 약에 노예가 되지 말라는 말이지요. 
이렇듯 놓고 가면 그 무엇이라도 양약으로 화해지는 법입니다. 
 
까짓 병쯤이야 내 수행의 작은 재료로 돌려놓을 수 있는  
구도자의 여유를 찾으시길 바랍니다.  
수행자의 당당한 한 마음 속에 병고란 하찮은 티끌 밖에 되지 못 할 것입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병이 없기를 바라선 안 될 것입니다. 
육신이 있는 존재라면 생노병사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오히려 병고가 없다면 그것은 법계의 이치가 아닙니다. 
그러니 수행자는 돌이켜 병고로써 양약을 삼을 일입니다.

출처 : 가장행복한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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