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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열전
2019.12.27 15:08

38. 한국편 - 부휴선사(浮休禪師)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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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부휴선사(浮休禪師)

- 名利 외면한 수행승의 본보기 -

(3) 법맥과 선사상 ②

그러므로 선사는 이렇게 말한다.


“부처님 진리가 특별한 것이 없으니 모름지기 말(言)을 잊고 그 뜻에 계합하여라. 그 근본 뜻에서 활안을 열면 邪魔外道가 스스로 歸降하리라"


마음에 미혹됨이 있어 이것과 저것이 막혀 있으면 통할 길이 없고, 마음이 통해 있으면 막힘이 없다. 그러니 제 마음은 막아놓고 있으면서 다른 것이 나를 장애롭게 한다는 생각이 있는 동안은 사마외도의 작란을 실감할 수 밖에는 없다. 반대로 제 마음이 통해 있으면 본시 사마외도가 있을 자리가 없고, 설사 그런 것이 있어서 작란을 하려 할지라도 어찌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본시 통해 있는 것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허공을 누가 막아 놓을 수 없음과 같다.


그러면 일념회광하여 활안을 열고 활발하게 살 수 있는 길은 무엇인가? 선사는 간화선의 방법이 그 첩경이 됨을 이렇게 말한다.

 

“趙州의 無字에 疑端을 일으켜 12시중에 뜻을 오로지하여 보라. 물이 다하고(盡) 구름이 다한 자리에 이르면 곧바로 祖師의 關門을 때려 부수리라"

 

조주선사의 무자화두는 매우 유명하여 중국에서 看話禪이 행해진 이래 가장 대표적인 화두로서 손꼽히고 있다. 이 화두가 생긴 유래가 있다. 어떤 날, 한 스님이 조주선사에게 “개(大)도 불성이 있습니까?" 하고 물으니, 곧 ‘無’라고 답하였다. 이 대답을 들은 스님은 크게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분명히『열반경』에는 ‘-切衆生悉有佛性’이라 하여 모든 중생이 다 불성이 있다고 하였는데 어째서 스님은 개에게 불성이 없다고 하였을까 하는 것이 문제였다.

 

만약 그 스님이 부처님이나 조주스님을 의심했다면 굳이 의심을 일으킬 까닭이 없다. 또한 조주스님도 童眞出家한 大善知識으로 ‘古佛’이라 불리워지는 분이니, 결코 虛言을 할 리가 없다. 그러니 그 스님은 큰 의심뭉치가 가슴을 가득 채워 밤이고 낮이고 이 문제를 참구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화두를 참구함에 있어서는 화두에 의심을 일으키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진실로 의심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먼저 큰 신심을 전제로 해야만 된다는 것이다. 만약 신심이 견고하지 않으면 절실한 의단도 생기지 않는 것이다.

 

그러므로 서산대사도 선을 수행함에 있어서는 ‘三要’가 있는데, 첫째가 大信根이요 둘째가 大疑團이며 셋째가 大憤志라고 했다. 부휴선사의 사상적 맥락도 서산스님과 軌를 같이하므로, 大疑團과 大憤志를 중시해서 發憤忘身하고 절실히 의단을 일으킬 것을 강조함과 동시에 큰 선심을 또한 매우 중시한다. 그러므로 선사는 이렇게 말한다.

 

“道는 다른 데 있지 않고 오직 나에게 있나니 부디 먼 곳에서 구하거나 하늘에서 구하지 마라. 마음을 거두고 산창 밑에 조용히 앉아서, 낮과 밤으로 항상 趙州禪을 참구한다"

 

즉 道가 다른 곳에 있지 않고 자기자신에게 있음을 철두철미하게 믿어야만 趙州禪도 비로소 참구할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도가 나에게 있음을 믿을 수 있는 것은 내가 활안이 열려서 몸소 그런 것임을 증득한 것이 아니요, 여래의 말씀을 믿음에 근거한 것이다. 그러므로 여래의 말씀이 없으면 처음부터 의심을 일으킬 것도 없다. 따라서 선의 참구는 여래의 말씀을 부정하는데 그 특색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여래의 말씀을 몸소 체증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여래의 말씀을 듣고 보면서 제 생각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없으면서도 문자만 이해한 것으로 만족한다면 이는 진실한 불자가 아니요, 또 직심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선은 큰 믿음과 진실한 마음을 바탕으로하여, 어째서 여래가 그와 같이 말씀하셨는지 그 속뜻(살림)을 끝까지 체득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선과 교가 본시 원융하여 전혀 갈등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부휴선사는 사명대사 小禪疏에서 말하기를 “부처님 법은 자비스런 배가 되어 모든 중생들을 깨달음의 언덕으로 건네주시니 삼계의 火宅을 면하려면 모름지기 三寶의 威神을 힘입어야 한다”고 하였다. 또한 薦登階禪師疏에서 말하기를 “위대한 부처님의 중생을 제도하시는 대비는 만겁을 지내도 다하지 않는다”고 했으며 또 追薦父母疏에서는 “법계의 含靈이 다 불법의 가피의 힘을 입었고 하늘과 같이 끝이 없으매 나를 낳으신 부모의 은혜를 정성껏 갚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자비의 문을 두드려 그 저승의 길을 닦아야 할 것이온데, 만일 귀의하는 마음이 간절하면 어찌 그 감응이 더디겠습니까?" 하였다.

 

이처럼 부휴선사는 선종의 골수 법맥을 이은 종사이지만 大信을 바탕으로 활안을 열어, 말의 끝을 버리고 그 속뜻을 포섭하여 일체함령을 자재롭게 度脫하는 길을 걸었으니, 진실로 대승의 참 불자요, 이것이 곧 한국 선종의 특색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무비 스님

 

[출처 : 염화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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