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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열전
2019.12.27 15:56

39. 한국편 - 백곡(白谷)화상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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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백곡(白谷)화상

- 척불(斥佛)의 부당성 항의한 대장부 -

(1) 백곡(白谷)의 생애

백곡허능(白谷處能)(1619-1680)은 숭유배불정책으로 인해 불교가 그 명맥을 유지하기조차 힘에 겨웠던 조선 중기에 출현하였다. 그는 당시 가혹했던 배불정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시정을 촉구했던 유일한 승려로 기록되고 있다. 전기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 백곡의 생애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다만 그의 유문집인『대각등계집(大覺登階集)』『백곡선사탑명(白谷禪師塔銘)』, 이 탑명을 쓴 최석정(崔錫鼎)의『명곡집(明谷集)』 등 단편적인 몇몇 기록들을 통해 그 편모를 더듬어 볼 수 있을 뿐이다.


백곡의 속성은 전(全)씨, 자는 신수(愼守), 광해군 9년(1619)에 태어났다. 법명은 허능(處能), 백곡은 그의 법호이다. 15세에 출가하여 속리산에서 살았다. 속리산에서 2-3 년을 배우다가 17-18세 무렵에 서울로 올라왔는데 서울에서의 백곡은 불학(佛學)보다는 잠시 한문과 유학에 더욱 전념하고 있었다.

 

이때 백곡은 주로 동양위(東陽尉) 동애(東涯) 신익성(申翊聖)(1588-1644)의 집에 머물면서 경사(經史)와 제자(諸子)의 책을 읽고 유학과 문사에 대하여 깊은 조예를 갖게 된다. 동애와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지만, 선조(宣祖)의 부마(駙馬)이며 병자호란 당시 척화오신(斥和五臣) 중의 한 사람이기도 한 그와의 친분은 어쨌든 백곡으로 하여금 당시 고관대작 및 지식인들과의 교제 폭을 넓게 해주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음에 틀림없다.


경사(京師)에 머물면서 그는 고관 문사들과 더불어 시문(詩文)으로 두텁게 교유하였으며 약관에도 채 이르지 못한 나이에 기재(奇才)로 불릴 만큼 문명(文名) 또한 높았다. 그러나 백곡은 이같은 경사제자에 대한 지식이나 뛰어난 문명에만 안주하지는 않았다. 동애의 집에서 4년을 지낸 그는 어느날 문득 ‘기사(己事)가 미명(未明)함’을 깨달았다.

 

그 길로 백곡은 멀리 지리산 쌍계사로 내려가 벽암각성(碧岩覺性)(1575-1660)을 찾아뵙고 그의 제자가 되었다. 이미 15세 때 속리산에서 출가한 몸이기는 했지만 진정한 출가는 이때 비로소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나이 20세를 조금 넘겼을 무렵의 일이다. 각성의 문하에서 20년 동안을 수도에 전념한 후에 그는 스승의 법을 전해 받았다.


그로부터 백곡은 중년에는 서울 가까운 산사에 머물렀으며, 현종 15년(1674)에는 팔도선교도총섭(八道禪敎都摠攝)이 되어 남한산성에 있다가 3개월이 채 못 되어 사임하고 말았다. 이후 백곡은 얼마동안 표연히 남북을 두루 유행하며 속리산 · 성주산 · 청룡산 · 계룡산 등지에서 법석을 열어 전법활동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때는 그의 나이 60세 전후의 일이므로, 학덕이나 사상이 완숙한 경지에 이른 시기였다. 그는 대둔산 안심사에서 가장 오래 주석하였는데, 숙종 6년(1680) 7월 2일 64세를 일기로 입적하니 『대각등계집(大覺登階集)』『백곡집(白谷集)』2권이 전해지고 있다. 그의 유문집을『대각등계(大覺登階)』으로 제명한 것으로 미루어 그는 또한 대각등계라고도 불렸던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백곡의 생애를 살펴보면서, 여기서 잠시 그의 저술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대각등계(大覺登階)』는 물론 불교사상을 체계적으로 다룬 저술이 아닌 그의 시문집이다. 우리는 그의 문집에 수록되어 있는 시나 문장을 통하여 그의 시와 문사가 얼마나 유려하고 호방 · 웅건한가를 친히 접해 볼 수 있다.

 

실제로 그의 시재(詩才)는 당시 선배 거공(鉅公)들의 아낌없는 사랑과 칭찬을 받았음은 물론, 효종(孝宗)같은 이도 세자로 있을 때에 백곡의 문덕이 탈속의 높은 경지에 있음을 극찬한 바 있다. 그는 선사(禪師)이면서도 난해한 선시류(禪詩類)가 아닌, 조야의 상찬과 공감을 받을 수 있는 격조 높은 작품들을 남기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한국 시문학사에 있어서도 특출한 존재임에 틀림없지만, 그러나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바는 그의 이 같은 뛰어난 시문이 아니다. 문집 하권에 제사(諸師)의 비문 · 행장 · 記 등과 함께 수록되어 있는『간폐석교소(諫廢釋敎疏)』1편의 존재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이다.

 

국가의 가혹한 배불정책에 대한 불교측의 공식적인 항의인 동시에 백곡의 분명한 호법의지를 보여주고 있는『간폐석교소(鍊廢釋敎疏)』는 오직 이 문집에만 그 전문이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대각등계집(大覺登階集)』은『간폐석교소(鍊廢釋敎疏)』를 통해 조선불교의 암울했던 시대상황과 함께 당시 불교계의 호법의지의 일단을 전해주고 있는 만큼, 그 사료적 가치 또한 높이 평가할 만한 문헌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비 스님

 

[출처 : 염화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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