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대혜 (大慧) 선사
천녕(天寧:원오의 자칭)은 곧 그렇지 아니함이니 오직 그를 향하여 말하되 “따뜻한 바람이 남쪽으로부터 불어오니 처마 끝에 시원한 바람이 생하나니라"」고 하니, 스님께서 그 법문을 듣고는 홀연히 앞뒤의 시간이 끊어지거늘, 원오선사께서 택목당(擇木堂)에 머물게 하여 侍者 소임도 맡기지 않고 한결 같은 마음으로 保任케 하더니
스님께서 이르되 “화상께서는 이미 대중들의 물음에 대답하셨거늘, 지금 다시 말씀한들 무슨 방해로움이 있겠습니까?" 원오선사가 마지못하여 이르시되 “내가 오조에게 묻되 ‘있다는 글귀와 없다는 글귀가 마치 덩굴이 나무를 의지하는 것과 같다고 하는 뜻이 어떠함이닛고?’하였더니, 오조(五祖)가 이르시되 ‘그림으로 그리려하나 또한 그려서 이룰 수 없고 채색하려해도 채색해 이룰 수 없다’고 하였다.
승이 말하기를 “무슨 뜻입니까?"하니, 장사선사가 이르되 “말을 타려면 곧장 타고 내리려면 바로 내려라”고 하였지만, 만약 경산(徑山:대혜의 별칭)이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 이다. 혹 어떤 승이 묻되 “원오선사께서 천화(遷化)함에 어느 곳을 향하여 갔습니까?"하면, 곧 그를 향하여 말하되 “대아비지옥을 향하였느니라”
“어떤 뜻입니까”하면, 말하기를 “배고프면 구릿물[洋鋼]을 먹고 목마르면 쇳물을 마시니라”고 하리라. 다시 어떤 사람이 “구제할 수 없습니까?" 하면, 대답하여 말하되 “구(救)할 사람이 없도다. 무엇 때문에 구하고자하나 구할 수 없는가? 이 늙은이가 평상시에 차(茶) 마시고 밥 먹는 도리이니라"
이십팔년에 임금이 스님으로 하여금 徑山寺에 머물면서 원오선사의 종지(宗旨)를 크게 펼쳐주었으면 하는 뜻을 보이므로 그로 인하여 도법(道法)의 번창함이 그 당시에 두루하지 않은 곳이 없었으며 또한 대중들도 이 천(二千)명이 넘었다.
스님께서 그로 인하여 폼이 조금 불편함을 보이다가 팔월 구일에 대중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이튿날 가겠다”하더니, 그날 저녁 네다섯 시쯤[五鼓]에 유표(遺表)를 손수 쓰시고 아울러 뒷일을 부탁하니, 요현(了賢)이라고 하는 승이 게(偈)를 청한데 스님께서 특별히 쓰시어 말씀하시되 “삶 또한 그렇고 죽음 또한 그렇거늘 게가 있고 게가 없는 것이 이 무슨 뜨거운 열기인가?" 하시고 태연하게 입적하시니, 세상의 나이는 칠십 다섯이요, 법랍[坐夏]은 오십 여덟이었다.
임금이 매우 슬퍼하기를 그치지 않으시고, 익호(謚號)를 普覺이라 하고 탑호(塔號)를 普光이라고 하사하시었다. 지금은 살아 계실 때의 호와 입적하선 후의 시호(諡號)를 들어서 大慧普覺이라고 한 것은, 남악양화상(南岳讓和尙)의 호가 또한 대혜이기 때문에 그와 구별하기 위해서이다. 팔십 권의 어록(語錄)이 대장경을 따라서 유행(流行) 하고, 그의 법을 이은 사람들이 팔십삼 인이나 된다.
[출처 : 염화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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