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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뜨리고 끊고 부수어, 본래면목 드러나니

 아주 오랜 옛날에 부부가 살았다지요 서로 믿고 의지하고 살면서 큰 소리 한번 안나던 집이 갑자기 시끄러워 진 계기가 있었으니 바로 술이라는 요상한 음료 때문이었답니다

어느 날 저녁에 남편은 부인에게 목이 마르니 광에 가서 술을 한대접 가져 오라 이릅니다

부인은 예하고 일어 나 광으로 가면서 남편과 같이 한잔 하겠다 싶어 기분이 좋습니다

마침 불은 없고 익숙하게 드나 들던 곳이라 달빛이 어슴프레 비치는 광에 들어 가 술이 가득 담긴 단지 뚜껑을 엽니다

잘 익은 술맛과 향이 코끝을 스치는데 부인은 그만 못 볼것을 보고 맙니다.

단지 속에는 남편이 자기 몰래 감추어 둔듯 아리따운 여인이 자신을 바라 보며 놀란 표정으로 있는 것이었습니다.

남편과의 술 한잔 생각에 기분이 좋던 부인은 그만 온갖 만정이 다 떨어져 나가고 나 몰래 아릿다운 여인을 숨겨두고 몰래 만나는 남편에 대한 미운 감정으로 속이 끓어 오릅니다

술 대접이고 뭐고 다 팽개쳐 버리고 방으로 뛰쳐 들어 가 다짜고짜 남편을 향해 욕지거리를 퍼 붓기 시작합니다.

갑작스런 부인의 모습에 정신을 못차리던 남편은 부인의 기세가 약간 누그러든 틈을 타서 도대체 왜 그렇게 흥분하여 난리인가 물어 보니,

부인은 광속에 숨겨둔 여인을 이야기 합니다

어이가 없어진 남편은 도대체 어떤 여자가 숨어 있다가 우리 식구를 그렇게 화가 나게 하였나 싶어 광으로 가서 술독을 열어 보니 이번에는 아릿다운 여인이 아닌 잘 생긴 남자 하나가 자기를 바라 보고 있습니다

남편 역시 이것 저것 따질 것 없이 방으로 뛰어 들어 가 부인을 보고는 네가 어떤 외간 남자를 숨겨 놓고는 적반하장 격으로 외려 나보고 어쨌다 하느냐 하면서 한바탕 난리 굿을 해대니 부인 역시 도대체 남편이 무엇을 보고 와서 저러는지 알 수가 없고 머뭇거리며 주춤합니다

이때 두 부부의 싸움이 너무 심하여 이웃들이 다들 구경을 하느라 모여 드는데 두 사람은 아랑곳 없이 만난 날 이후 처음으로 대판 싸움을 하며 사네 못사네 소리를 지릅니다.

옆집에 사는 똘똘이는 나이는 어리지만 평소에 어른들이 못 푸는 문제도 잘 해결 하는 아인데,

보다 못해 똘똘이가 두분이 왜 그러시는지 알고나 구경하십시다 하고 나섭니다

두 사람이 여차 저차 이야기를 하면서 자기가 본 것이 맞다고 주장하는 틈을 타서 똘똘이는 광 안으로 들어 가서 술독을 보니, 거기에는 여인도 남자도 아닌 어린 아이가 자기를 쳐다 보는데 똘똘이는 깨닫습니다

아하 이랬기 때문에 두분이 싸우시는구나 하고 다들 광 속으로 들어 와 보라 하여 셋이서 술독을 들여다 보게 하니 여인에게는 자기 남편의 얼굴이 보이고 남편에게는 자기 부인의 얼굴이 똘똘이를 사이에 두고 보입니다. 두 사람은 비로소 연유를 깨닫고 계면쩍어 하는데, 똘똘이는 작대기를 들어 한번 후려 칩니다.

남편과 부인 중에 누구를 후려 쳤느냐고요? 똘똘이가 후려 친 것은 바로 술독이 었습니다.

쨍그렁 하고 깨지면서 술이 모두 쏟아져 나오자 거기에는 남편도 부인도 똘똘이도 없었으니.

두 사람은 아이만도 못한 지혜로 세상을 사느라 무진 애를 쓰며 살았 더랍니다 물론 그날 이후로 술은 딱 끊었겠지요.

경전에 나오는 어리석은 부부 이야기이지만, 이것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하는 행동에 속고, 제가 하는 말에 속고. 제가 마음 먹은 것에 속고 속는 인생들이 우리 범부 중생들 삶이다 보니 자기 얼굴에 속는 저 부부의 경우는 그리 심각해 보이지 않는 일입니다.

그런 속에서 똘똘이는 색즉시공 즉 모든 것은 본디 없음을 알려 주려 나툰 부처님의 화신이 아닐까요

육조 단경에 자주 언급되는 신수 대사와 육조 혜능의 게송이 생각납니다

법의 의발을 전하겠다 五祖가 선언하자, 상수 제자이자 대중의 우두머리격인 신수 스님은 신시보리수 심여명경대 시시근불식 물사야진에 몸은 깨달음의 나무요 마음은 거울의 틀이라, 수시로힘써 닦아서 티끌 먼지 없게 하라라고 게송을 벽에 써서 오조에게 드리니 오조는 이 게송을 잘 지송하면 삼악도에는 떨어 지지 않으리라 합니다

대중들이 다 외고 다니는데 동자 하나가 혜능이 방아 찧는 곳을 지나며 게송을 외니

혜능은 무슨 뜻이냐 묻고 나도 게송을 하나 지어 보겠다고 나섭니다.

일자 무식인 네가 무슨 게송을 짓느냐 힐문하니 내가 말로 게송의 뜻을 말 하면 누군가 그것을 글자로 옮겨 적어 주면 되잖느냐 합니다

그리고 읊은 게송이 보리본무수 명경역비대 본래무일물 하처야진에 깨달음이란 나무가 아니요 거울 역시 틀이 아니라 본래 한 물건도 없는데 어디에 먼지가 앉으랴 라는 게송입니다

대중들이 다들 놀라며 저 방아쟁이 머리에서 어떻게 저런 게송이 나왔을까 수근 거리자 오조 홍인 대사는 그것을 한번 쑥 훑어 보시고는 별것 아닌듯 신발을 벗어 박박 지워 버립니다.

그러면 그렇지 저것이 무슨 게송이냐 하고, 다들 돌아 가는데 오조와 혜능의 사이에는 번갯불같은 교감이 스쳐 지나 갑니다.

하여 중국 불교사와 선종 사에 길이 빛나는육조 혜능의 탄생으로 이어 지니 서천 이십팔조이자 선종 초조인 달마대사가 오본래자토 전법구미정 일화개오엽 결과자연성 내가 이땅에 온것은 법을 전해 중생을 구함이라 한개 꽃에서 다섯 잎이되니 결과는 자연히 이루리라이라 하신 게송의 의미가 육조 스님 문하로 기라성같은 종장들에 의해 이루어 집니다

술독을 깨뜨리고 실상을 드러낸 똘똘이나 티끌과 거울이라는 허상을 깨뜨려 본래 무일물임을 역력히 드러 내 보인 혜능 그리고 오조 홍인 대사 역시 박박 지워 버리니

깨뜨리고 지워 버리는 순간에 일대사는 다 마쳐진 것입니다 여러분 술독을 깹시다. 술잔을 깨 버립시다.

관념의 틀을 깹시다 벌성지광약이라 하는 술의 독 한순간에 탁 깨 버리면

본래무일물의 도리가 나 여기 있소 하고 드러 나는데 그것도 남전에 가서는 무일물도 맞지 않다 하는 말로 또 한번 깨뜨려 지니 이 얼마나 멋진가요 절에서는 술을 조금 고상하게 말해 곡차 혹은 반야차라 한다는데,

호사가들 하는 하기 좋은 이야기일 뿐. 백해 무익인 것을 마시고는 , 자기 자신에게 속고 남도 그걸듯 하게 속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모양입니다.

가끔 차를 가지고 지나다가 음주 단속을 하는 분들을 만나면 수고하십니다

인사 한마디에 그분들은 어서 가시라 경례까지 합니다.

스님이나 불자라면 그만큼 세상 사람들이 반은 양보하여 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사람들이니,

마음과 말 옷과 행위에 걸맞는 팔만세행으로 삼계의 도사요 사생의 어버이며 본사 스승이신 석가모니 부처님 전에 부끄럽지 않아야 할것입니다.

이번 집중 음주 단속에 상당히 많은 분들이 수고비를 치르는 모양입니다.

끊으면 되는 일을 가지고 ...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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