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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통한 법사들 ***
제 1 편 * 밀본의 최사설화 *


선덕여왕 덕만이 병을 얻어 여러 날을 앓고 있었다.
어의는 물론 나라의 명의는 다불러 보았지만 여왕의 병엔 아무런 차도가 없었다.
당시의 의사는 침구술로 막힌경맥을 뚫어서 기를 돌게 하거나, 탕약을 먹게 하여 기력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그러니 의사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욱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었다.
맥도 모르고 까부는 의사들이라고 생각한 여왕은 의사를 믿지 않았다.
오는 의사마다 맥을 짚어 보고는 경혈을 뚫는다고 침을 꽂아대니 전신이 나른해질 수밖에 없었고,
온갖 탕약을 달여 주니 위장은 물론 전신이 약물에 녹초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여왕은 의사를 거부하기에 이르렀다.
자신의 병환은 육신의 병이 아니라는 것을 자신은 잘 알고 있었다.
모든 병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마음의 평화를 잃거나 불안해져서 균형을 잃게 되면 육신의 근본인 사대(四大 : 地·水·火·風)가 균열을 일으켜 육신의 고통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모든 의사들은 병의 원인을 보지 않고 병의 결과만을 가지고 치료하려고 했기 때문에 쾌차를 불러올 수가 없었다.
"폐하! 흥륜사의 고승인 법척(法?)이 의술을 안다 하니 불러옴이 어떠하오리까?"
"언젠가 들은 바 있으니 법척법사에게 의지해 보리다."
왕실로 들어온 법척은 다른 의사와는 전혀 달랐다.
그는 우선 의사들의 첫단계인 진맥을 하지 않았다.
사방에 촛불을 밝히고 온 궁궐 안에 향을 피우게 했다.
그리하여 대궐 안에 광명과 향내음이 가득차게 했다.
우선 병간호를 하는 사람들부터 명랑해 지기 시작했고,
궁궐 안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청결을 인식하게 했다.
사람들은 법척의 행위를 보고 모두 감탄했다. 반드시 여왕이 나으리라고 믿었다.
병상에 침울하게 누웠던 여왕도 분위기가 달라짐에 따라 훨씬 가벼워짐을 느끼게 되었다.
"과연 법력이 있는 스님이시구려. 부디 짐을 일으켜 주십시오."
"폐하! 염려하지 마십시오. 부처님의 진리는 무상심심미묘법이라 깊고 높아서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경을 봉독하고 마음의 지혜가 열리면 반드시 쾌차하실 것입니다."
법척은 경전을 봉독하기 시작했다. 그의 낭랑한 독경소리가 왕실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그 독경소리도 효험이 없었다. 아무리 듣기 좋은 노래도 한두 번이듯이 같은 목소리로 한경을 계속 읽어가자 지루하기 그지 없었고 듣는 이가 피로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니 독경하는 법사도 기진맥진하여 그 음성에 피로가 잘잘 흘렀다.
그래서 듣는 이나 보는 이의 마음은 더욱 피곤하고 지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몸져누운 여왕은 독경의 소리를 듣고 그 뜻을 되새기며 정신을 차릴 만큼의 기력이 없었다.
그렇다면 독경으로 인하여 여왕의 기력을 회복시킨다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했던 것이다.
그 독경으로 인해 신통한 도술이 일어나 몸져누운 환자를 일으켜 주리라고 믿었는데 전혀 그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법척은 서서히 한 발짝씩 물러나 앉을 수밖에 없었다.
독경을 하든 요술을 부리든 병을 낫게만 하면 되는데, 그럴 법력은 없었다.
"법사님! 독경을 하면 병이 낫습니까?"
"그렇습니다. 만병이 마음에서 생긴 것이니 마음을 다스리는 경을 읽으면 낫게 됩니다."
"독경은 법사 혼자서 할 뿐 그 도력이 짐의 심장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니 무슨 효력이 있겠습니까?"
"폐하의 마음 안에까지 독경을 미치지 못하는 법력이 부끄럽습니다."
신하들이 의논을 하여 아뢰었다.
"덕행이 높기로 명성이 알려진 밀본법사(蜜本法師)를 초청하심이 옳을 듯하옵니다."
"계속 독경소리만 듣고, 일체유심조니 마음을 털고 일어나라는 설법만 들으란 말이오?"
"밀본법사는 밀교의 도승으로 당장에 도력을 써서 치병을 할 수 있다 합니다."
"그렇다면 모셔오도록 하시오."
밀본법사는 여왕의 옆에 앉아 독경을 시작했다. 역시 별수 없구나! 생각하려는데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지며 무엇인가 밖으로 뛰쳐나갈듯한 통증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법사! 지금 독경하는 경이 무엇이오?"
"약사경(藥師經)입니다. 잠시만 참으십시오."
경을 다 읽은 밀본이 육환장(六環杖)을 침실 안으로 던지니 육환장이 침실의 음침한 곳에 날아가 요기를 찌르니, 비명을 지르며 늙은 여우 한 마리와 법척을 찔러 밖으로 내동댕이를 쳤다.
깜짝 놀란 여왕이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이게 무슨 해괴한 짓이오?"
"폐하! 자신을 보십시오."
"아니? 이미 일어나 서질 않았는가? 몸도 마음도 거뜬해졌으니 과연 밀본법사의 도력이 깊습니다."
이때 밀본의 이마에 신비스런 빛이 감도니 보는 사람마다 모두 놀라고 경악했다.
그 늙은 여우는 무엇이며,
그 여우를 찌른 육환장은 무엇인가 아무튼 선덕여왕의 병은 쾌차하게 되었다.
밀본의 명성이 높아지자 입이 떨어지지 않는 김양도(金良圖)의 집에서 초청했다.
"갑자기 입이 붙고 몸이 굳어져 말도 못하고 몸도 쓰지 못합니다.
별별 의방을 다 써보았으나 차도가 없으니 도와 주십시오."
"관상을 보니 훗날 재상감입니다.
이 어린이를 낫게 하여 나라에 큰 공을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법사님! 감사합니다."
그 집에는 큰 귀신과 작은 귀신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김양상의 눈에는 귀신들의 모습이 빤히 보였다.
내쫓으려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고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그래서 굳어져 버린 것이었다. 이것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비몽사몽간에도 귀신을 만나게 되고, 생시에도 귀신의 모습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직접 보고 당해본 사람만이 아는 일이었다. 어린 김양도가 바로 그 지경에 빠져 있었다.
그의 눈에는 귀신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의사가 오면 탕약에 다른 것을 넣거나 바꿔치기를 했고 무당이 오면 귀신들이 달려들어 무당의 옷을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그래서 무당은 혼비백산이 되어 도망치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양도의 아버지는 법류사의 법사를 초청하여 독경을 시작했는데,
귀신들이 귀를 막고 고통스러워하다가 큰 귀신을 청하니,
큰 귀신이 쇠몽둥이를 들고와서 법사의 머리를 내리쳤다.
머리가 터져 쓰러져 죽었는데,
그 법사가 독경을 하다가 왜 뇌진탕으로 쓰러졌는가를 아는 사람이 없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양도는 더욱 몸이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작은 귀신들이 모여 웅성거렸다.
"밀본법사가 오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니 미리 피하는 게 좋겠다."
"여기는 우리 살 곳이 못 되니 다른 곳으로 옮기자." "모두 나가자!"
“잠깐! 밀본따위는 무섭지 않다. 큰 귀신인 나를 믿고 기다려라. 내 신통력을 보여 주겠다.“
“우리 힘으로 이길 수는 없으니 빨리 도망치자!”
작은 귀신들은 모두 도망쳐 나갔는데 큰 귀신만 남아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 잠시후에 철갑옷을 입은 대력신(大力神)들이 철창을 들고 들어와 남은 귀신들을 잡아 묶어가고 한없이 많은 천사들이 내려와 둘러서서 기다렸다.
잠시 후 밀본법사가 들어와 약사경을 펼치려는데 김양도가 말했다.
"법사님! 귀신들이 다 도망갔어요. 그리고 남은 귀신들은 모두 잡혀갔어요."
이렇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김양도는 훗날 재상이 되어 불법 홍보를 위해 헌신을 다했다.
이로써 밀본의 신통력은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는 한때 금곡사에서 머물러 살았다.
한번은 김유신 장군이 금곡사에 사는 한 늙은 거사와 친분이 있었는데 부르는 것이었다.
"내 친척인 수천(秀天)이 악질에 걸려 오랫동안 일어나질 못하니 신통력으로 구해주길 바라오."
거사는 밀본의 허락을 받고 수천을 보려고 그곳에 당도했다. 때마침 수천의 친구인 인혜(因惠)라는 승려가 거사를 보고 모욕을 주었다.
“그대의 형상을 보니 초라하기 그지없고, 태도를 보니 간사하고 아첨하는 사람인데 어떻게 남의 병을 고치겠소?” “스님은 허상만 보고 신통력은 모르는군요.” “신통력을 부리려고 왔단 말이오?”
“김유신 장군의 명령을 받고 마지못해 왔을 뿐인니 너무 허물하지 마시오.”
“거사가 감히 신통력을 보이겠다고 돌아다니다니 말법세상이오.”
“스님은 신통했습니까? 신통한 스님이냐구요?”
“물론이죠. 내 신통력을 보시게!”
인혜가 향로를 받들어 향을 피우고 주문을 외우니 잠시 후에 오색 구름이 이마 위를 둘러싸고 하늘에서 꽃잎이 떨어지는 것이었다. 대단한 신통력이었다. 보는 사람들이 경탄할 수밖에 없었다.
“스님의 신통력은 정말 불가사의(不可思議)합니다. 이 거사에게도 또한 변변치 않은 재주가 있으니 한 번 시험해 볼까요?” “좋소! 한 번 해보시오.”
“스님은 제 앞에 잠깐만 서 계십시오.”
인혜가 그의 말대로 잠깐 서 있었다. 거사가 손가락으로 퉁기는 소리를 냈는데,
그 소리가 메아리를 치고 인혜의 귓속에 들어가 천지가 무너지는 소리로 변했다.
그 순간 공중으로 떠 거꾸로 올라가는데 그 높이가 한 길이나 되었으며 한참만에 다시 내려오는데 거꾸로 머리가 땅에 박혀 말뚝처럼 우뚝 서 버렸다.
지켜보던 사람들이 밀고 잡아 당겨도 움직이지 않았다. 거사는 그대로 놔둔 채 가버렸으며 인혜는 거꾸로 박힌 체 밤을 새웠다. 이 광경을 본 수천은 놀라서 이리 뛰고 저리 뛰다가 김유신 장군에게 나아가 이를 알리고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김유신은 그 거사에게 가서 말했다.
“버릇을 고쳤을 테니 그만 풀어 주게나!” “수천은 일어났던가?”
“참! 그렇구먼, 수천이 친구를 살리겠다고 뛰어다녔다고 하니 일어난 게로구먼.”
“그럼 풀어 줘야겠군!” 그후 인혜는 두 번 다시 재주를 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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