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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돈(頓)은 ‘문득’, ‘홀연’이라는 뜻으로 한 순간의 짧은 시간을 가리키고, 점(漸)은 ‘점차’, ‘차차’, ‘차근차근’이라는 뜻으로 시간의 흐름을 가리키는 말이다.

 

(2) 돈(頓)은 과거?현재?미래로 시간의 흐름이 분별되지 않고 늘 바로 눈앞에 있는 무시간적 경험을 가리키고, 점(漸)은 과거?현재?미래로 분별된 경험을 가리킨다.

 

(3) 돈(頓)은 분별을 떠난 불이(不二)의 진여(眞如)인 자성(自性)을 가리키고, 점(漸)은 분별 속에서 생멸(生滅)하는 모든 법의 모습을 가리킨다.

 

(4) 돈(頓)은 진여문(眞如門)을 가리키고, 점(漸)은 생멸문(生滅門)을 가리킨다. 진여문과 생멸문은 불이(不二)의 일심(一心)을 가리키듯이, 돈(頓)과 점(漸) 역시 불이(不二)이다.

 

(5) <화엄일승법계도(華嚴一乘法界圖)>에서 “하나 속에 모두가 있고, 여럿 속에 하나가 있다.(一中一切多中一)” 혹은 “한 순간이 곧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이다.(一念卽是無量劫)”고 하는 것과 같이, 돈(頓)은 분별 없는 이 순간을 가리키고, 점(漸)은 여럿으로 분별된 시간을 가리킨다.

 

(6) 이 순간과 과거?현재?미래로 분별된 시간이 본래 둘이 아니듯이, 돈(頓)과 점(漸)은 본래 둘이 아니다.

 

(7) 문득 깨닫는다는 돈오(頓悟)는 지금 이 순간 자성(自性)에 깨어 있음을 가리키고, 점차로 수행한다는 점수(漸修)는 수행을 함으로써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달라지는 정신적 경험을 시간의 흐름을 따라 분별하여 가리키는 말이다.

 

(8) <대불정수능엄경(大佛頂首楞嚴經)> 제10권에서 “이(理)는 문득 깨달으니 깨달음과 동시에 해소되어 버리지만, 사(事)는 문득 없어지지 아니하여 차례로 사라져 간다.(理則頓悟 乘悟倂銷 事非頓除 因次第盡)”라고 하듯이, 돈오(頓悟)는 이(理) 즉 분별을 떠난 진여실상을 가리키고, 점수(漸修)는 사(事) 즉 시간에 따라 달라져가는 분별된 세계의 사실을 가리킨다.

 

(9) 돈오점수(頓悟漸修)는 이(理)와 사(事), 진여문과 생멸문, 불이(不二)와 분별(分別)을 동시에 말하는 것이고, 돈오돈수(頓悟頓修)는 이(理)와 사(事), 진여문과 생멸문, 불이(不二)와 분별(分別)을 자재하게 세우고 부수면서도 세운적도 부순적도 없는 다만 이 하나만을 말하는 것이다.

 

(10) 돈오점수(頓悟漸修)는, 한 순간 깨달음의 체험으로 공부가 다 되었다고 여기지 말고, 이제 막 체험하여 아직은 낯선 깨달음에 더욱 깊이 익숙해질수록, 지금까지 익숙하게 물들어 있던 번뇌망상으로부터 차차로 벗어날 것이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11) 돈오돈수(頓悟頓修)는, 한 순간 깨달으면 이미 망상(妄相)과 실상(實相)이 둘이 아니고 분별 있음과 분별 없음이 둘이 아니어서 한결같이 다름이 없으니, 언제나 이 한결같음에서 떠나지 않아서 다시는 분별망상에 떨어지지 말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12) 언제나 활짝 깨달아 있는 돈오(頓悟)에서 어긋나지 않으면 이것이 그대로 수행이니, 돈오(頓悟)가 곧 돈수(頓修)요 돈수(頓修)가 곧 돈오(頓悟)이다. 그러므로 수행과 깨달음이 따로 없는 것을 일러 돈오돈수(頓悟頓修)라 하며, 참된 수행자라면 모름지기 이래야 한다.

 

(13) 돈오점수(頓悟漸修)든 돈오돈수(頓悟頓修)든 모두 공부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가르침을 담고 있는 말일 뿐이므로, 이 가르침을 바르게 이해한다면 둘 중 어느 것이 옳고 다른 것은 그르다고 단정하거나 시비(是非)하는 일이 있을 수 없다.

 

(14) 돈오점수와 돈오돈수가 모두 노파심에서 우러나온 고마운 가르침의 말씀이라는 사실은 깨달음을 체험해 보면 저절로 이해가 된다. 깨달음에는 분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정해진 길은 없다. 그러므로 분별심을 가지고 이 길은 옳고 저 길은 그르다는 식으로 헤아리는 것은 수행인이 할 일이 아니다. 그저 앞뒤가 꽉 막혀 헤아릴 수 없는 곳에서 깨달음에 목말라 있다가, 문득 깨달음의 체험이 찾아오면 더 이상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고, 점차로 모든 말들이 이해되고 소화되어 막힘이 없어진다. 언제나 한 생각에도 걸리거나 막히지 않아 어디에도 걸림이 없으면 아무 할 일이 없다.

출처 : 무심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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