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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 아닌 부분만 따내면 불상이다
애착.분별 쉬어주면 佛性은 절로 드러나 불교에서는 타심통(他心通)이라고 해서 수행자의 여섯 가지 신통력 가운데 하나로 남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다만 분별을 쉰 사람의 마음은 읽을 수가 없다. 재미있는 예가 있다.
서천의 대이삼장(大耳三藏)이 서울에 와서 타심통을 얻었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숙종황제가 서경의 혜충국사에게 시험해보라 하니, 국사가 그에게 물었다.
“그대가 타심통을 얻었다니 사실인가?”
그러자 삼장이 말하였다. “그렇습니다만….
” 국사가 말하였다. “그대는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말해보라.
” 삼장이 말하였다. “화상은 한 나라의 스승이거늘 어찌 서천에 가서 경도선을 구경하십니까?
” 국사가 양구했다가 다시 말하였다. “지금은 내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보라.
” 삼장이 말하였다. “화상은 한 나라의 스승이시거늘 어찌 천진교에 가셔서 원숭이 놀음을 구경하십니까?” 국사가 다시 세 번째 질문을 하니, 삼장이 그가 간 곳을 모르거늘 국사가 꾸짖어 말하였다.
“이 들여우의 정령아, 타심통이 어디에 있는가?” 이에 삼장이 아무 대답이 없었다.
어째서 세 번째는 마음을 알 수가 없었을까? 이때에 국사의 마음은 어디에 가 있었을까?
앙산스님이 말하였다. "앞의 두 차례는 환경에 끄달리는 마음이었고,
나중에는 자수용삼매에 들었다. 그래서 보지 못했다.
" 또한 조주스님이 말하였다. “삼장의 콧구멍 속에 있었느니라.
” 어떤 스님이 이 말을 듣고 현사에게 가서 물었다. “콧속에 있었으면 어째서 보지 못했을까요?
” 그러자 현사가 대답하였다. “너무 가깝기 때문이니라.
” 누구나 간직하고 있지만 찾으려하면 찾을 수 없어 위에서 말하는 자수용삼매 (自受用三昧)는 일체가 ‘나’인 상태이다. ‘나 아닌 것’이 없기 때문에 ‘나’도 인지되지 않는다. ‘나 아닌 것’이 있을 때 ‘나’가 인지되는 까닭이다. 다시 말해서 주관과 객관이 벌어지기 이전의 상태이다. 이것은 환경에 끄달리는 마음이 아니다. 그렇게 되니, 간 곳을 알 수가 없었을 것이다. 자신의 발로 자신의 그림자를 밟을 수가 없는 것과 동일한 이치이다. 조주스님은 이를 좀 더 알기 쉽게 표현하여 ‘콧속’이라고 했다. 눈 밑의 아주 가까운 곳이 코다.
눈뜨고 코 베어가도 모른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가까운 곳에 있다.
하지만 자신의 눈으로 자신의 콧속을 볼 수가 없다. 이보다 더욱 가까운 곳에 불성이 있다.
누구나 불성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불성을 찾는다.
하지만 불성은 찾고자하면 찾을 수가 없다.
마음으로써 마음을 찾을 수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예컨대, 커다란 바위 덩어리에 불상을 조각하는 이가 있다 하자. 그는 어떻게 조각을 할까?
바위덩어리에서 불상 아닌 부분만 따내면 된다. 불상 아닌 부분만 따내면 그대로 불상이 드러난다.
불성을 찾는 것도 이와 같이 해야 되지 않을까? 눈을 부릅뜨고 불성을 보고자 할 것이 아니라,
다만 몸뚱이에 대한 애착과 시비 분별하는 마음만 쉬어주면 그대로 불성이 드러나는 게 아닐까?
쌍계사 승가대학 강사-월호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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