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만약 자기 마음이 곧 부처임을 보면, 머리를 깎을 필요가 없으니, 세속인(世俗人) 또한 부처이다. 만약 본성을 보지 못하면, 머리를 깎아도 역시 외도(外道)이다.” 묻는다. 답한다. 단지 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음욕이 문제가 되는 것이지), 견성하기만 하면 음욕은 본래 공적(空寂)하니 끊어 없앨 필요도 없고 즐겨 집착하지도 않는다. 비록 남은 습기(習氣)가 있더라도 해가 되지 않는다. 무엇 때문인가? 본성이 본래 깨끗하기 때문이다. 비록 오온(五蘊)의 색신(色身) 속에 있지만, 그 본성은 본래 깨끗하여 오염될 수가 없다. 법신(法身)은 본래 감각을 받아들임이 없어서, 배고픔도 없고, 목마름도 없고, 추움도 없고, 더움도 없고, 병(病)도 없고, 사랑도 없고, 딸린 권속도 없고, 고통과 즐거움도 없고, 좋아함과 싫어함도 없고, 장점과 단점도 없고, 강함과 약함도 없다. 본래 얻을 수 있는 한 물건도 없다. 다만 이 색신(色身)이라는 원인에 집착하기 때문에, 배고픔, 갈증, 추움, 더움, 질병 등의 모습이 있는 것이다. 만약 집착하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자재하게) 작위하여라. 만약 생사 속에서 자재(自在)를 얻어 일체법을 굴린다면, 성인(聖人)과 같이 신령스러이 통하고 자재하고 막힘이 없어서 불안한 곳이 없을 것이다. 만약 마음에 의심이 있다면, 결코 어떤 경계도 뛰어넘지 못한다. 조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조작하면 생사의 윤회를 면하지 못한다. 만약 본성을 본다면, 찬드라(?陀羅, candala; 도살업 등에 종사하는 최하층의 천민)도 역시 성불할 수 있다.“ 묻는다. 답한다. 애초부터 다만 본성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지옥 속에 떨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업을 지어 생사에 윤회한다. 본성을 깨닫게 되면, 끝내 업을 짓지 않는다. 만약 본성을 보지 못하면, 염불(念佛)해도 과보(果報)를 면하지 못하니, 생명을 살해하는 것까지 말할 것도 없다. 만약 본성을 보면, 의심이 문득 사라지니, 생명을 죽인 것도 그를 어찌할 수 없을 것이다. 출처 : 무심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