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산스님
2018.10.10 15:39

27. ‘습’다하면 저절로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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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스님의 달마록선해]

 

달마혈맥론

 

27. ‘습’다하면 저절로 밝아진다

 

[원문]


一切衆生但見本性 餘習頓滅 神識不昧 須是直下便會. 只在如今 欲眞會道 莫執一切法 息業養神 餘習亦盡 自然明白 不假用功. 外道不會佛意 用功最多 違背聖意. 終日驅驅念佛轉經 昏於神性 不免輪廻. 佛是閑人 何用驅驅 廣求名利 後時何用.


일체중생이 본성을 보기만 하면 나머지 습기가 한꺼번에 없어지고 의식이 맑아지리라.

참으로 도를 알고자 하면 한 가지 법에 집착하지 말고 업을 쉬어 정신을 길러야 하느니라.

나머지 습(習)이 다하면 자연히 밝아져서 헛되이 공부할 필요가 없느니라.

 

외도(外道)는 부처님의 뜻을 모르므로 노력은 많이 하지만 거룩한 뜻에 위배되므로 종일토록 열심히 염불하고 경을 읽어도 정신이 혼미하여 윤회를 면하지 못하느니라.

부처는 한가한 사람이라 어찌 바쁠 필요가 있겠으며, 명예와 이익을 구한들 훗날 어디에 쓰겠느냐.

 


[해설]

‘일체중생이 본성을 보기만 하면 나머지 습기가 한꺼번에 없어지고 의식이 맑아지리라.’


달마 스님은 본성을 한번 보기만 해도 업이 맑아진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어떤 것이든 집착을 하면 안된다고 말합니다. 선이다, 염불이다, 꼭 한 가지에만 국집해 고집하면 법에 집착하는 것이 됩니다.

 

모양이 없는 마음의 자리이기 때문에 어떤 이름도 붙일 수 없고, 물질이 아니므로 있다고 해도 맞지 않고, 없다고 해도 맞지 않는 그런 자리입니다.

 

그 자리에 마음을 두고 정진을 해 나가야 되기 때문에 무슨 수행이 최고다, 무슨 경이 최고다, 이런 생각을 갖고 하면 집착이니까, 도에 어긋난다는 얘깁니다. 오직 하나의 마음을 써야 되며 하나라는 생각도 끊어져야 됩니다.


‘나머지 습(習)이 다하면 자연히 밝아져서 헛되이 공부할 필요가 없느니라.’


습기가 녹아져 없어지면, 일상삼매(一相三昧)에 마음이 있으니 닦는다는 생각도 끊어졌기 때문에 공부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한 스님께서 돈오돈수(頓悟頓修: 단박 깨치고 단박 닦음)를 주장하셨는데, 이런 부분을 말씀하신 겁니다. 한번 깨달으면 닦을 것이 없다고 하신 겁니다.


마음 밖에 관세음보살님이나, 지장보살님이 따로 있다고 생각해서 찾는 것은 모두 외도(外道)입니다. 이런 마음으로는 경을 읽고 염불을 아무리 해도 이익이 없다는 말입니다. 우주의 근본 실상(實相) 자리는 마음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모양이 없어 이름을 지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이름에 끄달려 가고 형상을 생각해서 ‘관세음보살님이 내 앞에 나타날까?’ 하는 생각을 가지면 마음이 만들어 놓은 것이니, 그런 수행을 외도의 행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평생 이런 수행을 한들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말씀입니다.


‘부처는 한가한 사람(閑人)이라 어찌 바쁠 필요가 있겠으며, 명예와 이익을 구한들 훗날 어디에 쓰겠느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중생과 제자들을 위해서 설법을 하시는 등 매우 바쁘게 사신 분이셨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부분은 우리가 ‘석가모니 부처님’이라 했을 때, 이 분은 화신(化身)부처님입니다.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 방편으로 사람의 몸으로 태어나신 분이십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모든 물질의 세계는 시간적으로 보았을 때 항상 그대로인 것이 없기 때문에 당신 육신을 보고 부처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잘못 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육신이 있다는 말은 업(業)이 남아있다는 얘깁니다. 육신은 생사(生死)를 따르기 때문에 진짜 부처가 아닙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본래 마음 자리에서는 불생불멸(不生不滅: 태어남도 죽음도 없음)인 것입니다. 다만 육신으로 출현했던 이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바쁘게 움직였던 겁니다. 그러나 진짜 석가모니 부처님, 본래 법신(法身)인 마음자리에서는 조금도 바쁘지 않다는 얘깁니다.


<금강경>에 보면 “일체 중생은 이미 제도(濟度)가 다 끝났다”,“제도할 중생이 없다” 이런 표현을 하는 부분들은 마음자리에서 보면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제도할 중생이 없다고 하는 겁니다. 물질은 빠른 속도로 진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있는 것처럼 느낄 뿐입니다.


<금강경>에서 제자 수보리에게 부처님께서 “만약에 네가 32상 80종호를 보고 부처를 볼 수 있겠느냐?”하고 물었는데, 수보리는 이미 알았기 때문에 “32상 80종호를 통해서는 부처를 볼 수 없습니다”이렇게 답을 했습니다. 32상 80종호라는 것은 물질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부처가 아닙니다. 진짜 부처는 ‘본래 마음’을 부처라고 이야기 하는 것입니다.


달마 스님께서 말씀하시는 부처 역시 본래 마음자리에서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 자리에서 보면 우주는 그대로 마음으로 되어 있고 우주가 그대로 부처로 돼 있기 때문에 제도할 대상이 없다고 얘기하는 겁니다. 그런 차원에서 ‘부처는 한가한 사람이라 어찌 바쁠 필요가 있겠으며, 명예와 이익을 구한들 훗날 어디에 쓰겠느냐’ 이렇게 말씀하신 겁니다. 본래 마음자리 차원에서 말씀하시는 부분입니다.


청주 혜은사 주지

출처 : 나를 찾는 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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