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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문론 十二門論]

10. 짓는 자를 관찰하는 문{觀作者門) ①

또 모든 법은 공하다. 왜 그러한가? 자기가 짓는 것[自作], 타자가 짓는 것[他作], 양자가 짓는 것[共作], 원인 없이 짓는 것[無因作]은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한다.

자기가 짓는 것, 타자가 짓는 것, 양자가 짓는 것, 원인 없이 짓는 것,
이와 같은 것들은 얻을 수 없네. 그러니 고(苦)가 존재하지 않네.

만약 자기가 짓는 것이라고 한다면, 옳지 않다. 왜 그러한가? 만약 자기가 짓는 것이라면 자기가 자기 자체를 짓는 것이다. 이것을 갖고서 이것을 만들 수는 없다. 예컨대 식(識)은 자기를 인식할 수 없고 손가락은 자기를 감촉할 수 없다. 그러므로 자기가 짓는다고 말할 수 없다.
타자가 짓는다는 것도 옳지 않다. 타자가 어떻게 고(苦)를 짓겠는가?

연들이 타자이다. 연들이 고(苦)를 짓기에 타자가 짓는다고 하는 것이다. 어떻게 타자가 짓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겠는가?

만약 연들을 타자라 한다면, 고(苦)는 연들이 지은 것이다. 이 고가 연들에서 생겼다면 연들의 성질을 갖는 것[衆緣性]이다. 연들의 성질을 갖는 것인데 어떻게 (연들을) 타자라 하겠는가? 가령 진흙의 물단지에서 진흙을 타자라고 하지 않는다.
또 가령 금팔찌[金釧]에서 금을 타자라고 하지 않는다. 고(苦)도 이와 같아서, 여러 연에서 생기기에 연들을 타자라고 하지 않는다. 또 이 연들은 자성으로서 존재하지 않기에 스스로 있음[自在]를 얻지 못한다. 그러므로 연들에서 결과가 생긴다고 말할 수 없다.『중론』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결과는 여러 연에서 발생하네. 이 연들은 스스로 있지 않네. 연들이 스스로 있지 않은데 어떻게 연들에서 결과가 생기겠는가? 이와 같이 고는 타자가 지을 수 없다.
자기와 타자가 짓는다는 것도 옳지 않다. 두 과실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기와 타자가 고(苦)를 짓는다고 말한다면 자기가 짓는다는 과실과 타자가 짓는다는 과실이 있다. 그러므로 양자가 고를 짓는다는 것도 옳지 않다. 만약 고가 원인 없이 생긴다면, 또한 옳지 않다. 무수한 과실이 있기 때문이다. 경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형가섭[裸形迦葉]이 부처님께 물었다.
'고는 자기가 지은 것입니까?'
부처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고 대답하지 않으셨다.
'고가 만약 자기가 지은 것이 아니라면 타자가 지은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또한 대답하지 않으셨다.
'세존이시여, 만약 그렇다면 고는 양자가 지은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또한 대답하지 않으셨다.
'세존이시여, 만약 그렇다면 고는 원인이 없이 연이 없이 지은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또한 대답하지 않으셨다.”
이와 같이 네 가지 물음에 부처님께서 다 대답하지 않으셨으니 고가 공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출처 : 나를 찾는 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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