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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문론 十二門論]

10. 짓는 자를 관찰하는 문{觀作者門) ②


부처님께서 이 경전에서 말씀하실 때 “고(苦)는 무상하다”고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제도되어야 할 중생에 맞추어서 이렇게 말씀하셨을 따름이다. 이 나형가섭은 “사람[人]이 고의 원인이다”고 말한다. '나[我]'가 존재한다고 하는 자는 “잘 생기고 못 생긴 것은 모두 '나[神]'가 지은 것이다.
'나'는 항상 청정해서 고[苦惱]가 없다. 인식하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모두 다 '나'이다. '나'는 잘 생김ㆍ못 생김ㆍ고(苦)ㆍ낙(樂)을 짓고 다시 여러 가지의 몸을 받는다”고 말한다. 이 그릇된 견해를 갖고서 부처님께 “고는 자기가 짓는 것인가?” 하고 묻는다. 그래서 부처님께서 대답하지 않으셨다.
고는 실제로는 '나'가 지은 것이 아니다. 만약 '나'가 고의 원인이고 '나'가 원인이 되어서 고가 발생한다면 '나'는 무상할 것이다. 왜 그러한가? 만약 어떤 법이 원인이고 그 원인에서 발생한 법은 모두 또한 무상하기 때문이다. 만약 '나'가 무상하다면 죄와 복의 과보는 모두 다 단멸할 것이고 범행을 닦는 복의 과보도 공할 것이다.
만약 '나'가 고의 원인이라면 해탈이 존재하지 않는다. 왜 그러한가? '나'가 만약 고를 짓는다면 고를 떠나서 '나'가 존재하지 않는다. 고를 짓는 자에게 몸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몸이 없이 고를 짓는다면 해탈을 얻는 자도 고일 것이다. 그렇다면 해탈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해탈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고를 자기가 짓는다는 것은 옳지 않다.
타자가 고를 짓는다는 것도 옳지 않다. 고(苦) 바깥에 어떻게 사람이 있어서 고를 지어서 다른 이에게 주겠는가? 또 만약 타자가 고를 짓는다면 자재천이 짓는 것이 되고 이와 같은 그릇된 견해를 갖고서 묻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또한 대답하지 않으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재천이 짓는 것이 아니다. 왜 그러한가? 본성이 상반되기 때문이다. 가령 소의 새끼도 소인 것과 같이 만약 만물이 자재천에서 생긴다면 모두 자재천과 유사할 것이다. 이것들은 그것의 자식이기 때문이다. 또 만약 자재천이 중생을 만든다면 고를 자식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재천이 고를 짓는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중생이 자재천에서 생기고 괴로움[苦]과 즐거움[樂] 또한 자재천에서 생기는 것이지만 즐거움의 원인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괴로움을 주는 것이다.

만약 중생이 자재천의 자식이라면 오직 즐거움으로써 괴로움을 차단할 뿐이지 괴로움을 주지 않을 것이다. 또한 자재천만을 공양한다면 괴로움이 없어지고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단지 스스로 괴로움과 즐거움의 인연(因緣)을 행해서 스스로 과보(果報)를 받을 뿐이지 자재천이 짓는 것이 아니다.
또 그가 만약 자재천이라면 필요한 것이 있지 않을 것이다. 필요한 것이 있어서 스스로 짓는다면 자재천이라고 하지 않는다. 만약 필요한 것이 없다면 어떻게 변화(變化)을 행해서 만물을 짓는 것이 어린애가 노는 것과 같겠는가?
또 만약 자재천이 중생을 만든다면 누가 또 이 자재천을 만드는 것인가? 만약 자재천이 스스로 만든다면 옳지 않다. 사물이 스스로 만들 수 없는 것과 같이. 만약 다시 만드는 자가 존재한다면 자재천이라고 하지 못할 것이다.


출처 : 나를 찾는 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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