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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문론 十二門論]

10. 짓는 자를 관찰하는 문(觀作者門) ③

또 만약 자재천이 만드는 자라면 만들 때 장애가 없어서 생각만 해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자재경(自在經)』에서 “자재천은 만물을 만들기를 바라고 모든 고행(苦行)을 행해서 배로 기는 벌레들을 생기게 한다. 또 고행을 행해서 '나'는 새들을 생기게 한다.
또 고행을 행해서 사람과 천신을 생기게 한다”고 말하고 있다. 만약 고행을 행해서 처음에 독충을 생겨나고 하고 다음에 '나'는 새를 생겨나게 하고 마지막에 사람과 천신을 생겨나게 한다면, 중생은 업(業)의 인연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지 고행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자재천이 만물을 창조한다면 어느 곳에 거주하면서 만물을 창조하는 것인가? 이 거주하는 곳은 자재가 만든 것인가, 다른 것이 만든 것인가? 만약 자재천이 만들었다면 어느 곳에 거주하면서 만드는 것인가?
만약 다른 곳에 거주하면서 만든다면 다른 곳은 또 누가 지은 것인가? 그렇다면 무한역행이 된다. 만약 다른 것이 만들었기에 이 자재천이 존재한다고 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그러므로 세간의 모든 사물은 자재천이 만든 것이 아니다.
또 만약 자재천이 만든 것이라면 왜 고행해서 다른 이에게 공양하고 기쁘게 해서 원하는 바를 구하려고 하는 것인가? 만약 고행해서 다른 이에게 구한다면 자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만약 자재천이 만물을 창조한다면 최초에 만들어진 것은 결코 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말[馬]은 항상 말이고 사람은 항상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 업(業)에 따라서 변화가 있는 것이니, 자재천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만약 자재천이 만든 것이라면 죄와 복이 없을 것이다. 선과 악, 잘 생김[美]과 못 생김[醜] 모두 자재천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죄와 복이 실제로 존재한다. 그러므로 자재천이 만든 것이 아니다.
또 만약 중생이 자재천에서 생겨난다면 모두 경애(敬愛)하는 것이 자식이 아버지를 경애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미움이 있고 사랑이 있다. 그러므로 자재천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만약 자재천이 만든 것이라면 왜 모두 즐거운 사람으로 만들고 모두 괴로워 하는 사람으로 만들지 않았는가? 그러나 괴로워 하는 사람과 즐거워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미움과 사랑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자재로운 것이 아니고 자재로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재천이 만든 것이 아니다.
또 만약 자재천이 만든 것이라면 중생이 만드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중생은 방편으로 각각 만드는 것이 있다. 그러므로 자재천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만약 자재천이 만든 것이라면 선과 악, 괴로움[苦]과 즐거움[樂]의 일들을 짓지 않아도 스스로 올 것이다. 그와 같다면 세간의 법을 파괴하고 계(戒)를 지키는 일과 범행(梵行)을 행하는 일이 모두 이익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자재천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 만약 (자재천이) 복업(福業)의 인연이기에 중생 중에서 위대하다면 다른 중생의 복업을 행하는 자도 또한 위대할 것이니, 왜 자재천을 귀중하게 여기겠는가? 만약 인연이 없기에 자재롭다면 모든 중생도 자재로울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자재천이 만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자재로움을 다른 것에 의해서 얻는다면 다른 것도 다른 것에 의해서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무한역행이 된다. 무한역행이 된다면 원인이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여러 이유들 때문에 만물은 자재천에서 생겨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또한 자재천이 존재하는 일도 없다. 이와 같은 그릇된 견해를 갖고서 '타자가 지은 것[他作]'에 대해서 묻기 때문에 부처님께서 대답하지 않으신 것이다.
양자가 짓는다는 것도 또한 옳지 않다. 두 과실이 있기 때문이다. 인과 연들이 화합해서 생기기 때문에 원인이 없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께서 또한 대답하지 않으셨다. 그러므로 이 경전은 네 가지의 그릇된 견해를 타파하는 것일 뿐이지 '고는 공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인과 연들에서 고가 생긴다고 말해서 네 가지의 그릇된 견해를 타파하긴 하지만 이것은 공성을 설시(說示)하는 것이다. 고는 인과 연들에서 생긴다고 설시하는 것은 공성의 이치를 설시하는 것이다. 왜 그러한가? 만약 인과 연들에서 생긴다면 자성이 없고 자성이 없다면 공하다. 고가 공하듯이 유위와 무위와 중생 모든 것이 다 공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출처 : 나를 찾는 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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