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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문론 十二門論]

12. 발생을 관찰하는 문(觀生門)

또 모든 법은 공하다. 왜 그러한가? 이미 발생한 것[生]과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不生]과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이미 발생한 것은 발생하지 않고,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도 발생하지 않고,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렇게 말한다.

이미 발생한 결과는 발생하지 않네.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도 발생하지 않네.
이 이미 발생한 것과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 없이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도 발생하지 않네.

발생이란 결과가 생기하는 것, 산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이란 아직 생기하지 않은 것, 아직 산출되지 않은 것, 아직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이란 생기하기 시작했는데 아직 성립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 “이미 발생한 것은 발생하지 않는다”란, 이 발생이 이미 발생했다면 발생하지 않는다. 왜 그러한가? 무한역행의 과실이 있기 때문이고, 이미 지었는데 다시 짓기 때문이다. 만약 발생이 발생하고 나서 제2의 발생을 발생하게 한다면, 제2의 발생은 발생하고 나서 제3의 발생을 발생시킬 것이고 제3의 발생은 발생하고 나서 제4의 발생을 발생시킬 것이다.
최초에 발생하고 나서 제2의 발생이 있는 것과 같이 그와 같이 발생은 무한역행이 된다. 이것은 옳지 않다. 그러므로 이미 발생한 것[生]은 발생하지 않는다. 또 “발생은 이미 발생하고 나서 사용할 발생의 발생을 발생하게 하고 이 발생은 발생하지 않으면서 발생한다”고 말한다면 이것은 옳지 않다.
왜 그러한가? 최초의 발생이 발생하지 않으면서 발생한다면 그렇다면 두 종류의 발생이 있는 것이다. 발생하고 나서 발생하고 아직 발생하지 않고서 발생하기 때문에. 그대가 앞에서는 확정된 것24)을 말했지만 지금은 확정되지 않는 것25)을 말하고 있다.
이미 지은 것은 짓지 않고, 이미 탄 것은 타지 않고, 이미 증명한 것은 증명하지 않는 것과 같이 그와 같이 이미 발생한 것은 다시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미 발생한 법[生法]은 발생하지 않는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법[不生法]도 발생하지 않는다. 왜 그러한가? 발생과 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모든 발생하지 않은 것에 발생이 있다는 과실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아직 발생하지 않은 법이 발생한다면 발생을 떠나서 발생이 있는 것이니 그렇다면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발생을 떠나서 발생이 있다면 지음[作]을 떠나서 지음이 있고 감[去]을 떠나서 감이 있고 먹음[食]을 떠나서 먹음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속의 법을 파괴하는 것이니, 이것은 옳지 않다. 그러므로 아직 발생하지 않은 법은 발생하지 않는다.
또 만약 발생하지 않는 법이 발생한다면 모든 발생하지 않는 법이 다 발생할 것이다. 모든 범부에게 아직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이 생기지 않았는데 모두에게 생길 것이고, 괴멸하지 않는 법[不壞法]인 아라한에게 번뇌가 일어나지 않는데도 일어날 것이고, 토끼와 말 등에서 뿔이 생기지 않는데도 생길 것이니, 이것은 옳지 않다. 그러므로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이 발생한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이 발생한다”란, 가령 인연의 화합ㆍ시간ㆍ공간ㆍ행위자ㆍ방편이 다 갖추어져 있다면 그렇다면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이 발생한다. 모든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모든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

만약 법이 발생할 때 시간ㆍ공간ㆍ행위자ㆍ방편ㆍ여러 연의 화합에서 발생한다면, 이 중에서 이미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미 존재하지 않는 것도 발생하지 않는다. 또 존재하면서 존재하지 않는 것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 세 종류에서 발생을 구할 때 얻을 수 없다는 것은 앞에서 설명한 바 있다. 그러므로 아직 발생하지 않은 법은 발생하지 않는다.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도 발생하지 않는다. 왜 그러한가? 이미 발생한 것이 발생하는 과실과 아직 발생하지 않은 발생하는 과실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발생하고 있는 법의 이미 발생한 부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아직 발생하지 않은 부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도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또 만약 발생을 떠나서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이 발생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발생을 떠나서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이 없다. 그러므로 지금 발생하고 있는 것도 발생하지 않는것이다.
[終]

 

용수보살(龍樹菩薩) 지음 /

구마라집(鳩滅什) 한역 / 박인성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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