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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의 지혜로운 삶]

 

상담 역할이 버거워요.

 

모든 문제 해결해주려는 마음 탓에 부담 느껴
성심성의껏 상담하되 결과 담담히 받아들여야

 

위기 청소년들을 상담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 역할이 버겁게 느껴집니다. 상담할 때 가슴이 벌렁거리고 떨리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상담이 나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 선택한 길,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이분이 하는 일은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도와서 그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니 참 좋은 일이지요. 그런데 좋은 일을 하면서 왜 이렇게 가슴이 벌렁벌렁 뛰고 힘이 들까요? 그건 자기가 이 아이들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그렇게 마음을 먹는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그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니 그 일이 부담스러운 거예요.

 

신도 중에 의사 선생님이 있는데, 이분은 환자를 만날 때마다 마음에 큰 부담을 느끼곤 했어요. 그런데 법문을 듣고, ‘내가 최선을 다하는 것은 내 일이고, 낫고 안 낫고 하는 것은 그의 일이다. 안 나았다고 항의하는 것도 그 사람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럴 수도 있는 일이다’라는 것을 깨쳐버리니까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고 합니다.

 

‘내가 꼭 낫게 해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두려운 거예요. ‘내가 아는 기술로 좀 도와줄 뿐이다’라고 생각하고 그분은 오히려 더 훌륭한 의사가 되었어요. 환자를 대할 때 두려움이 없어지는 거예요. 만일 제가 ‘나한테 상담하는 사람의 문제는 내가 다 해결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겠어요? 말 안 듣고 계속 자기방식을 고집하는 사람을 보면 얼마나 속이 답답하겠어요. 그러니 상담할 때, 마음가짐을 달리 해야 합니다.

 

이야기를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그 사람의 문제이고, 물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얘기하는 거예요. 묻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간섭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가 편안하게, 어떤 사람이 와서 무엇을 물어도 편안하게 얘기할 수 있지요. 아는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됩니다.

 

수행의 차원에서 보면, 누구도 남을 도울 수가 없습니다. 설령 남을 돕는다고 하더라도 정말 그 사람이 도움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내가 어떤 사람을 사랑해서 껴안았지만 그것이 사랑인지 아닌지는 받아들이는 사람의 문제지요. 그가 나를 싫어하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 성추행이 됩니다. 부모는 자식을 사랑해서 자식을 보살피지만 때로는 자식에게 무거운 짐이 되고 감옥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내가 너를 도왔다”고 함부로 얘기하면 안 됩니다. 본인이 할 바를 다하지만 그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하는 것은 그의 문제예요. 그가 내 말을 따를지 안 따를지는 그 사람의 자유라는 거예요. 이렇게 편하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내 생각만 하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외면해도 문제지만, 그 사람의 고통에 빠져들면 안 됩니다. 정신과 의사가 환자의 말에 너무 빠져들면 위험하잖아요. 그러다가는 환자의 고통도 치유할 수 없고 오히려 의사 자신도 병이 듭니다.

 

정토회 실무자 중에도 중국과 북한의 국경에서 난민을 돕거나 꽃제비 아이들을 돕다가 그 고통에 빠져들어 가슴이 미어터지고 괴로워했어요. 괴로워한다고 그들한테 무슨 도움이 되겠어요? 30명 중에 내가 10명 도울 수 있으면 10명 도와주고, 나머지 20명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지 운다고 20명도 도울 수 있는 게 아니지요. 힘든 사람을 보며 연민의 마음을 내는 것은 좋은데 거기에 빠져 괴로워하면 자기도 병들고 다른 사람도 도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괴로우면 그 일을 오래 할 수도 없습니다.

 

본인이 힘들다니까 꼭 하라고 하지는 못하겠지만 이 일 자체는 해 볼만 한 일이에요. 거기다 월급까지 준다니까 얼마나 좋아요. 게다가 자격증도 있다니까 얼마나 좋은 일이에요. 열심히 수행해서 한번 해 보세요. 

 
정토회 지도법사


998호 [2009년 05월 18일 15:49]            퍼온곳 : 나를 찾는 불공(네이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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