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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진(陳) 천축(天竺)삼장 진제(眞諦) 한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이신 바가바(婆伽婆)께서는 사위성(舍衛城)의 기타숲[祇陀樹林] 급고독(給孤獨) 장자의 정원에서 대비구 1,250명과 함께 계셨다.
  이 때 세존께서는 식사할 때가 되어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 사위대국에 걸식하러 들어가셨다. 그 성안에서 차례로 밥을 걸식한 후 본래의 자리에 돌아와서 밥을 잡수셨다. 그 후에 법의와 발우를 거두고 발을 씻고 보통 때처럼 자리를 펴고 편안하게 가부좌를 하시고 몸을 바르게 하여 바른 생각에 머무셨다.
  이 때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숙여 절하고서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다.
  이 때 정명(淨命) 수보리도 대중 가운데에 함께 앉아 있었다. 정명 수보리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숙여 절하였다.
  그리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希有)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ㆍ응공(應供)ㆍ정변각지(正遍覺知)께서는 여러 보살마하살(菩薩摩訶薩)들을 잘 돌보며 생각하십니다. 왜냐하면 끝없는 이익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여러 보살마하살들에게 잘 부촉하시니, 끝없는 가르침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多羅三?三菩提)의 마음을 일으켜 보살승을 행하려면 마땅히 어떻게 머물러야 하며, 어떻게 수행해야 하며, 어떻게 보리심을 일으켜야 합니까?”
  정명 수보리가 그와 같이 여쭈었다.
  이 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훌륭하다, 훌륭하다. 선남자여, 그와 같이 여래는 여러 보살마하살들을 잘 돌보며 생각한다. 왜냐하면 끝없는 이익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보살마하살들에게 잘 부촉하니, 끝없는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그와 같기 때문에 너는 지금 한결같은 마음으로 자세히 듣고 공경하고 잘 생각하라. 나는 지금 마땅히 너를 위해 말하겠다.
  보살에게 보리심을 내어 보살승을 행하는 것처럼,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물러야 하며, 이와 같이 수행해야 하며, 이와 같이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보리심을 일으켜 보살승을 행할 때는 마땅히 이같이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일체의 중생들을 포섭하여 분류한다면, 알로써 출생하는 것ㆍ태로써 출생하는 것ㆍ습기로써 출생하는 것ㆍ변화하여 출생하는 것ㆍ색이 있는 것ㆍ색이 없는 것ㆍ생각이 있는 것ㆍ생각이 없는 것ㆍ생각이 있지도 않고 생각이 없지도 않는 것들이 있다. 또는 중생계 및 짐짓 설한 것들이 있다.
  이와 같은 중생들을 내가 모두 무여열반(無餘涅槃)에 편히 들어가게 하고, 이렇게 한량없는 중생들을 열반에 들게 했지만 한 중생도 열반을 얻은 자가 없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만약 보살에게 중생이라는 생각이 있으면 마땅히 보살이라고 할 수 없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여러 보살들은 자아라는 생각[我想]ㆍ중생이라는 생각[衆生想]ㆍ목숨이라는 생각[壽者想]ㆍ받는 자[受者想]라는 생각이 없어야만 하는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보살은 설했던 부류들에 집착하지 않고 보시를 해야 하며,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보시를 해야 한다. 색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에 마땅히 집착하지 않고 보시를 해야 한다.
  수보리야, 보살은 마땅히 그와 같은 모습과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보시를 해야 한다. 수보리야, 무슨 까닭인가? 만약 보살이 집착하는 마음이 없는 보시를 한다면, 이 복덕의 양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동쪽에 있는 허공의 양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이와 같이 남쪽ㆍ서쪽ㆍ북쪽ㆍ그 간방[四維]ㆍ위ㆍ아래의 열 가지 방향에 있는 허공의 양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이와 같이 만약 보살이 집착하는 마음이 없이 보시를 한다면 이 복덕의 모양 또한 이와 같이 양을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수승한 덕을 갖춘 몸의 모습으로서 여래를 볼 수 있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수승한 덕을 갖춘 몸의 모습이란 수승한 덕을 갖춘 몸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 수보리야. 왜냐하면 무릇 존재하는 모습이라는 것은 모두 허망하므로 모습이 있다고 할 수 없는 것이 곧 진실이다. 모습에 모습이 없는 것을 인하여 마땅히 여래를 보게 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설하였던 것이다.”
  정명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현재 및 미래의 시기에 어떤 보살이 이 경전의 문장과 구절에 바르게 설해진 이와 같은 등등의 상을 듣는다면 진실한 생각을 일으키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그렇게 말하지 말아야 하니, ‘현재 및 미래의 시기에 어떤 보살이 이 경전과 문장과 구별에 바르게 설해진 이와 같은 등등의 상을 듣는다면 진실한 생각을 일으키겠습니까?’라고 말하지 말라. 수보리야, 왜냐하면 미래세에도 진실한 중생이 있어 이 경전의 말씀을 듣고 진실한 생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보리야, 지금부터 5백 세가 지난 미래 시기에 바른 법이 멸하려 할 때에도 계율을 지키고 복을 닦고 지혜를 갖춘 여러 보살마하살들이 있을 것이다. 수보리야, 이 여러 보살마하살들은 한 부처님을 모신 것도 아니고 한 부처님께만 선근(善根)을 심은 것도 아니다. 이미 한량없는 백천의 여러 부처님을 모셨고, 이미 한량없는 백천의 부처님 처소에 선근을 심었던 것이다.
  만약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와 같은 모습의 이 경전의 문장과 구절에 빠르게 설해진 이와 같은 등등의 상을 들었다면 한 생각으로 진실한 믿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리고 수보리야, 여래는 이 사람을 모두 다 알고 모두 다 본다.
  또한 수보리야, 이 선남자 또는 선여인은 한량없는 복덕의 모임을 만들고 늘릴 것이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이 여러 보살들에게는 다시 자아라는 생각ㆍ중생이라는 생각ㆍ목숨이라는 생각ㆍ받는 자라는 생각이 없으며, 이 여러 보살들에게는 법이라는 생각도 없고, 법이라는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며, 생각도 없고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무엇 때문인가? 만약 이 여러 보살들에게 법이라는 생각이 있다면, 이것은 자아에 집착하고, 중생ㆍ목숨ㆍ받는 자라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이런 이유로 보살은 마땅히 법을 취하지 않고 법 아닌 것도 취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 입각하여 여래는 관찰해 행하는 사람에게 뗏목의 비유라는 경전의 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곧 법 또한 오히려 버리는데 하물며 법 아닌 것은 더 말해 무엇 하겠는가?”
  또한 부처님께서 정명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나? 여래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겠느냐? 또한 여래가 설한 법이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제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뜻을 이해하기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고 이름할 만하며, 또한 얻었던 어떤 법이란 없으며,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 말씀하신 이 법은 취할 수도 없고 말할 수도 없으며, 법도 아니고 법 아닌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선인들은 무위ㆍ진여가 드러난 것에 입각하기 때문입니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만약 어떤 사람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7보를 보시한다면, 그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 보시로 인해 받을 복덕은 얼마나 많겠느냐?”
  “세존이시여, 매우 많겠습니다. 수가타(修伽陀)시여, 매우 많겠습니다. 그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 보시로 인해 얻을 복덕은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왜냐하면 이 복덕의 쌓임은 곧 복덕의 쌓임이 아니므로 여래께서 복덕의 쌓임이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찬 7보를 보시한다고 하고, 또한 만약 어떤 사람이 이 경 중에서 네 구절로 된 게송만이라도 받아 간직하여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뜻을 드러내고 바르게 설해 준다면, 그 사람이 이런 인연으로 생긴 복덕은 한량없고 셀 수 없이 많은 것보다 훨씬 뛰어난 것이다.
  수보리야, 무슨 까닭인가? 여래의 위없는 보리는 이 복덕으로부터 성취되고, 여러 부처님들과 세존도 이 복덕으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그런 까닭에 이른바 부처님의 법이라는 것이 부처님의 법이 아닌 것을 이름하여 부처님의 법이라고 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수다원(須陀洹)은 ‘내가 수다원의 결과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진실로 어떤 것도 흐름에 이른 것이 없으므로 수다원이라고 하기 때문이며, 색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에서도 또한 이와 같으므로 이름하여 수다원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사다함(斯陀含)은 이름하여 한 번 가고 옴이라고 하지만, 진실로 어떤 것도 가고 옴이 없으므로 이름하여 사다함이라고 하는 것이다.
  아나함(阿那含)은 이름하여 옴이 없음이라고 하지만, 진실로 어떤 것도 옴이 없는 것은 없으므로 이름하여 아나함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아라한(阿羅漢)은 ‘내가 아라한의 경지를 얻었다’라고 생각하겠느냐?”
  “세존이시여, 그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진실로 어떤 것도 이름하여 아라한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아라한이 ‘내가 아라한의 결과를 얻었다’라고 생각한다면, 이 생각은 곧 자아라는 집착[我執]ㆍ사람이라는 집착[衆生執]ㆍ목숨이라는 집착[壽者執]ㆍ받는 자라는 집착[受者執]인 것입니다.
  세존ㆍ여래ㆍ아라하삼먁삼불타(阿羅訶三?三佛陀)께서는 제가 ‘다툼이 없는 삼매[無諍三昧]에 머무는 자 중에서 최고이며 제일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세 가지 유(有)를 떠난 아라한을 얻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또한 저는 아라한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이미 아라한의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한다면, 여래께서는 마땅히 ‘다툼이 없는 삼매에 머무는 자 중에서 수보리가 최고이며, 제일이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진실로 머무는 것이 없으므로 다툼이 없는 것에 머물고, 다툼이 없는 것에 머문다고 하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네 뜻에는 어떠하냐? 옛날에 여래가 연등 여래ㆍ아라하삼먁삼불타의 처소에서 어떤 한 법이라도 취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진실로 옛날에 여래께서는 연등 여래ㆍ아라하삼먁삼불타의 처소에서는 어떤 법도 취하지 않으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들이 네가 불국토를 청정하게 장엄한다’고 말한다면, 그 보살들은 거짓을 말한 것이다. 수보리야, 무슨 까닭인가?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을 여래가 장엄이 아니라고 설하므로, 불국토를 청정하게 장엄하는 것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수보리야, 그러므로 보살은 마땅히 머물거나 집착하는 것이 없는 이와 같은 마음을 일으켜야 하고, 색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에 머물지 않고 마음을 일으켜야 하니, 곧 마땅히 머무름 없이 그 마음을 일으켜야 하는 것이다.
  수보리야, 비유하면 다음과 같다. 어떤 사람의 몸이 수미산같이 크고 수승하다. 수보리야, 그러면 이 몸이 크다고 생각하겠느냐?”
  “세존이시여, 대단히 큽니다. 왜냐하면 여래께서는 몸 아닌 것을 이름하여 몸이라 하셨으니, 이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므로 몸이 있다고 설하셨던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항하에 있는 모래처럼 많은 수의 항가(恒伽)가 있다면, 그렇게 많은 항하의 모래는 정녕 많다고 생각하느냐?”
  “세존이시여, 대단히 많습니다. 그 여러 항가들만 하여도 셀 수 없이 많은데 하물며 그 항가의 모래는 어떻겠습니까?”
  “수보리야, 내가 지금 진실로 너에게 알려 주고 너에게 보여 주겠다. 만약 어떤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항가의 모래같이 많은 세계를 7보로 두루 채워 서 여래ㆍ응공ㆍ정변각지께 보시한다고 하자. 수보리야, 네 뜻에는 어떠하냐? 그 사람은 이 인연으로 얻을 복덕이 많겠느냐?”
  “세존이시여, 매우 많습니다. 수가타시여, 매우 많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 인연으로 생길 복덕은 대단히 많습니다.”
  “수보리야, 만약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항가의 모래같이 많은 세계에 가득 찬 7보를 수용하고 간직하여 보시하였다 해도, 만약 선남자 또는 선여인이 이 경전 내지 네 구절로 된 게송 등을 공경하고 받들고 간직하여 다른 사람에게 바르게 말해 준다면, 이 사람에게 생길 복덕은 앞의 복덕보다도 더 수승하여 한량없고 끝이 없는 것이다.
  또한 수보리야, 어떤 곳 어떤 사람이라도 이 경전이나 나아가 네 구절로 된 게송 등을 읽고 외우고 강설한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곧 그곳은 세간 중에서 탑묘와 같이 공경된다는 곳이며, 일체의 사람과 천신과 아수라들이 공경하는 곳이다. 하물며 어떤 사람이 이 경전을 끝까지 받아 간직하고 읽고 외운다면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그 사람은 위없는 드문 법과 함께 상응하는 자이며, 그 땅은 큰 스승께서 계시는 곳이니, 그 사람은 가장 존경받는 사람인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설하셨다.

출처 : 한들대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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