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4 17:54

述夢瑣言(73) - 泡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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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의泡衣

 

깨어나서 꿈속에 있었던 몸을 생각해 보면 물거품이나 그림자가 이미 사라진 것 같고,
죽어서 살았을 때의 몸을 보면 옷을 벗어버린 것 같을 것이다.

그것은 본래 환상이고 참 모습은 아니었으며, 본래 물物이었지 나는 아니다.

세상 사람들이 함부로 물物과 나로 구분하여 저 물物을 해쳐서 이 몸을 기르며,
환영幻影을 잘못 믿고 무슨 기묘한 방법을 구求해서 장생長生하기를 바란다.

이것은 성명性命의 이치와 물物의 진가眞家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실로 어느 것이 가상假相이고 어느 것이 참이라는 것을 알며,
어는 것이 객客이고 어느 것이 주主라는 것을 알게 되면,
자연히 익숙하던 곳이 점차로 생소生疎하여지고 생소하던 곳이 점차로 익숙하여져서
옛 버릇은 날마다 고쳐질 것이다.

그리하여 알지 못하는 사이에 새로운 훈도薰陶가 날로 진취進就하여 덕을 이루게 될 것이다.


覺視夢身 如泡影已滅 死視生身 脫衣委置 本是幻而非眞 本是物而非我
世人妄分物我 害彼物而養此身 枉恃幻影 求奇方而望長生 是不知性命之理
眞假之物 苟知何者是假是眞 何者是客是主 自然熟處漸生 生處漸熟
舊習日改 而不知新薰日進而成德


사람의 육신이란 빈 껍질이다.
생명이 잠깐 빌어 깃들인 껍질일 뿐이다.

거기에 깃들인 생명이 자리를 비우면 벗어버린 옷과 같고,
선탈蟬脫한 공각空殼과 같은 것이다.

본래의 육신이 주인은 아니며 참다운 존재도 아니다.

그렇건만 세상 사람들은 그 육신이 바로 주인이며,
그것이 바로 나이며, 그것이 참된 존재라고 믿는다.

그리하여 그 육신을 기르기에 무진 애를 쓴다.
그 육신을 오래유지하기 위하여 옛날부터 온갖 방법을 생각하고 시도하였다.

어떤 이는 불사약不死藥을 찾으려고 방사方士를 삼신산에 보낸 일도 있고,
승로반承露盤을 만들어 하늘의 감로甘露를 받아먹기도 하였으며,

웅경조신(熊經鳥伸: 곰처럼 웅크리고 새처럼 사지를 폄)의 양생법을 수행하기도 하고,
자양滋養과 약석藥石으로 보건위생에 여념이 없기도 하였다.

그러나 모든 것은 헛된 일이었다.
조금 더 장수한다거나 남보다 좀 요수夭壽한다는 것은, 저 영겁의 세월에 비추어볼 때,
모두가 반짝하는 불똥보다 짧은 것이겠다.

인생이란 제 아무리 육신을 붙잡고 몸부림을 쳐보아도 아직껏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과정에 예외가 있은 적은 없다.

그러니 생사몽각生死夢覺을 초월한 성性의 존재를 깨닫고 어느 것이 주인,
어느 것이 참, 어느 것이 거짓임을 알게 되면 사람은 오래된 타성惰性에서 벗어나
새로운 감화속에서 공덕을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문佛門에 귀의를 종용한 것이다.

여기에 옛 시 한 수를 읊는다.


수운愁雲은 막막하고 풀은 우거졌구나.
어디가 태을궁. 구진궁의 빈터일까
저문 날에는 봄비는 내리는데
무너진 담 그 너머로 오히려 남은 꽃이 옛 가지에 피었네.

愁雲漠漠草離離 太乙句陳處處疑
自暮?垣春雨裏 殘花猶發昔年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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