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4 17:57

述夢瑣言(76) - 守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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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守影


세상의 학자들 중에는, 무리를 떠나고 세속과의 접촉을 끊은 뒤에 고요한 방안에서
마음을 보듯이, 밖으로는 욕망이 생길 만한 것을 보지 않으며 안으로는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나에 마음을 모아 옮기지 않으니, 심경心境이 그윽하고 안한安閑하여
허명虛明한 광명이 있는 것 같고 응연凝然한 상象이 있는 것 같다.

그러하면 스스로, "말하기 어려운 묘각妙覺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들은 물결이 비록 멎었으나 오히려 숨은 흐름이 있고,
북 치는 행렬이 이미 지나갔으나 오히려 남은 소리가 있다는 것을 도무지 알지 못한다.

진실로 無生의 이치를 알지 못한다면 비록 백 년이 되도록 좌선坐禪을 하더라도
오히려 꿈속의 그림자를 지키고 있음과 같은 것이다.


世之學者 離群絶俗 靜室存心 外不見可欲 內不起亂想 主一無適 心界幽閑
如有虛明之光 凝然之象 自以謂得難言之妙殊不知 波浪雖息 尙有潛注 鼓?已去
猶有餘響 凝然是夜樹之境 虛明是未覺之夢 苟不識無生之理 雖爾坐到百年
猶守夢中影


여기서는 세상의 수도修道하는 이가 진정 무생무멸無生無滅의 법칙을 깨닫지 못한다면
진정한 깨달음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진정 깨달은 안목으로 보면, 우주만유宇宙萬有는 생生하는 것도 멸滅하는 것도 없는 것이다.

꿈이니 깸이니, 나는 것이니 죽는 것이니, 모두가 다만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실존하는 것은 아니다.

보이는 것은 한낱 환상幻像이다.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보는 것이다.

사람의 아득한 눈이그렇게 보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깨달아 아는 경지에 도달해야 크게 깨달은 것이다.

그런데 세상의 수도하는 사람들 중에는 속세와 접촉을 끊고 인간의 무리를 떠나서
깊은 산중 고요한 방 안에 들어앉아 마음을 한 가지에 집중시켜서 여러 가지 흐트러진
생각이 일어나지 않게 한다.

그렇게 하면 마음이 그윽하고 안한安閑하게 되어 무엇인가 훤하게 밝으면서도
텅 빈 것 같은 빛이 마음에 비치는 것을 느끼게 되고, 무엇인가 움직이지 않는 이미지가
안정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분명 도道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상태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도道에 이르는 한 과정일 수는 있으나 아직 깨달음은 아니다.
그렇건만 자기는 이미 말로 표현할 수없는 묘각妙覺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의 경지는 아직 완성이 아니다.

마치 풍랑이 높던 하해河海에 물결이 멎었으니,
아직 물속을 흐르는 물결이 있고, 북을 치며 지나는 행렬이 비록 이미 지나갔으나
아직 여운이 남아 있음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명경지수明境止水 같은 마음의 경지는 아직 아닌 것이다.

진정 무생무멸의 법칙을 체득한 경지에 도달하지 않았다면,
비록 백 년을 좌선坐禪하더라도 그것은 꿈속의그림자를 지키고 있는 것과 같이
헛된 일이며 무의미한 일이라고 말한 것이다.

여기 옛 시 한 수를 읽어 보기로 하자.


머언 포구浦口의 더디고 더딘 오는 배 위에
홀연히 그 사람 같더니 또 홀연히 아닌 것도 같네.

遲遲遠浦來船上 忽似其人忽似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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