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8.24 18:02

述夢瑣言(83) - 水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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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경水境


물이흐르는 길은 모나고 둥글고 굽고 곧음이 천 가지로 다르고 만 가지로 다르다.
그러나 물이 일찍이 제 마음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까닭에 고요히 괴었을 때에도 평등하고, 움직일 때에도 평등한 것이다.

거울에 비치는 물형은, 곱고 추하고 검고 희고 한 것이 천 가지로 다르고
만 가지로 차이가 있다. 그러나 거울을 일찍이 제 마음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까닭에 물형이 와서 비치는 것도 제 마음대로이고
물형이 가 버리는 것도 제 마음대로이다.

취하고 꿈꾸며, 놀라고 겁내며, 즐겨 하고 성내며, 사랑하고 미워하며,
옳다 하고 그르다 하는 생각들이 심성心性을 흔들어 혼란케 하여 자유자재하지
못하게 만든다.

마음이 외물外物과 교섭交涉을 가지면 정식情識이 마음을 인도引導하게 된다.
마음이 정식을 따라다니면 비록 지혜 있는 사람일지라도 또한 꿈속으로 빠져 들어간다.

적어도 꿈꾸는 마음을 엿볼 수 없다면 어찌 그 평등. 불평등. 자재自在. 부자재不自在를
알 수 있겠는가.


水之流也 方圓曲直 千差萬別 而水0未嘗有心 苦靜也平等 動也平等 鏡之照也
精추黑白 千殊萬異 而鏡未嘗有心 故物來也自在 物去也自在 夫醉夢驚怖
喜怒愛證是非思念 擾亂心性 使不得自在 心與物交 情識引導 隨其情識
雖智亦夢 苟不?得夢心 惡知其平等 不平等 自在 不自在


이 장에서는 무심無心의 상태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망념을 떠난 진심眞心을 무심이라고 한다.

마음에 어떤 영구營久함이 없는, 자연스럽고 담담한 마음,
아집我執이나 주관이 작용하지 않는 마음, 맑은 거울 같고 괴어 있는
수면 같은 마음을 무심이라고 한다.

무심은 깨달은 마음이다.
진여眞如로 통하는 마음이고, 평등을 증험하는 마음이다.
월창 거사는 무심의 공효를 이렇게 비유하여 설명한다.

물이 흘러가는 길은 모나고 둥글고 굽고 곧음이 천차만별이지만,
물은 자신이 어디로 흐르고 싶다든가 어디로 흐르지 않겠다든가,
싫다든가 좋다든가 하는 마음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 까닭에 물은 괴어 있을 때에도, 움직일 때에도 항상 평등하기만 하다.
차별이 없다.

거울에 비치는 물상은 고운 것, 추한 것, 검은 것, 흰 것, 천 가지 만 가지로 다르다.
그러나 거울은 일찍이 어느 것을 좋아한다거나, 어느 것을 싫어한다거나,
어느 것은 거부하고 어느 것은 집착하는 것과 같은 제 마음을 갖는 일이 없다.
그저 담담할 뿐이다.

오는 것을 거부하지도 않고, 가는 것을 뒤쫓아가지도 않는다.
거울의 마음은 구애됨이 없고 구속됨이 없다.
거울의 마음은 항상 자재自在하다.

사람의 마음이 이러한 무심의 경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정식情識이 마음을
뒤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취하고 꿈꾸고, 놀라고 겁내며, 즐겨 하고 성내며, 사랑하고 미워하며, 옳다 하고
그르다 하곤 하는 생각들이 마음을 동요하게 하고 혼란하게 하기 때문이다.

대체로 사람의 마음이 세상의 사물에 관심을 갖고, 교섭을 갖고 관련을 짓곤 하면,
저절로 세속적인 감정과 식견에 끌리게 된다.

정식에 마음이 끌려 다닌다면 그 마음이 제아무리 지혜롭게 사물을 처리할지라도
그것은 꿈속의 환상을 벗어나지 못한다.
인간의 정식 그 자체가 이미 한낱 꿈속의 환각幻覺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각에 불과한 정식에 끌려 다니는 마음은 꿈속의 마음이다.
그것이 꿈속의 마음이라는 것을 엿볼 능력이 없다면 그 마음이 어떻게 평등.
불평등을 알 수 있으며, 어떻게 자재. 부자재를 알 수 있겠는가.
그저 정식이라는 꿈의 환상에 얽매여 헤맬 뿐이라는 것이다.

옛 시에 이런 것이 있다.


산과 더불어 사람은 말이 없고
구름 따라 새는 함께 나네.
물은 흐르고 꽃은 떨어지는 곳에서
담담한 마음이 돌아가기를 잊으려 하네.

山與人無語 雲隨鳥共飛
水流花落處 淡淡欲忘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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