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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타는 어진 여인이다.
무릎과 팔뚝을 덮는 긴 옷을 즐겨 입어 함부로 마음을 노출 하지 않듯 몸도 그리하며,남들로 하여금 음탐심을 일으키게 할 뜻이 없음을 나타내며,시대상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돋움하느라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거나 춤을 추는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고 험한 세상 늦은 밤에 다니지도 아니 하고,아무리 피곤하더라도 나모관세음보살! 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어느 8월 마지막 날, 소슬한 바람이 벌써 가을을 날라다 주는 기차에 몸을 의지하고 시장에 사는 흰 머리를 한 유마라는 장사꾼을 찾았다.

유마는 마당에 있는 감 나무 그늘에 앉아 되는 대로의 생각을 따라 긴 여행을 하고 있었다.
수자타는 깨어 나지 않게 조심하는 발걸음으로 다가가 깨어나지 않게 조용한 음성으로 물었다.

수자타: 깨달음은 무엇입니까?

유 마: 깨달음은 모든 것이다.

수자타: 모든 것은 무엇입니까?

유 마: 모든 것은 하나다.

수자타: 하나는 무엇입니까?

유 마: 하나는 둘이 아니다.

수자타: 둘이 아닌 것은 무엇입니까?

유 마: 둘이 아닌 것은 말 할 수 없다.

수자타: 말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입니까?

유 마: 말 할 수 없는 것은 텅 비어 있음(空) 이다.

수자타: 텅 비어 있음은 무엇입니까?

유 마: 텅 비어 있는 것은 생각 할 수 없다.

수자타: 생각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입니까?

유 마: 생각 할 수 없는 것은 깨달음이다.

수자타: 중생이란 무엇입니까?

유 마: 중생이란 중상(衆想)이다.
수자타: 중상이란 무엇입니까?

유 마: 중상이란 크고 작은 가로 세로 상하인 너의 생각이다.

수자타: 나의 생각이란 무엇입니까?

유 마: 나의 생각이란 무명이다.

수자타: 무명이란 무엇입니까?

유 마: 무명이란 바로 이 「나(我)」이다.

수자타: 「나」란 무엇입니까?

유 마: 「나」는 중생이다.

수자타: 어떻게 해야 제도 받을 수 있습니까?

유 마: 갖가지 생각(衆想)을 놓아야 제도 받는다.

수자타: 어떻게 갖가지 생각들을 놓아 버릴 수 있습니까?

유 마: 살생하지 말아야 한다.

수자타: 어떻게 함이 살생하지 않음입니까?

유 마: 생각들(衆想)을 꺽지 않음이 살생하지 않음이다.

수자타: 어떤 것이 생각들을 꺽지않음입니까?

유 마: 놓아줌이 그러함이다.

수자타: 어떤 까닭에 놓아줌이 그러하다고 하십니까?

유 마: 벗어나게 하므로 그러하다.

수자타: 어떤 것이 벗어 나게 함입니까?

유 마: 주지 않은 것은 가지지 않음이 벗어 남이다.

수자타: 어떤 것이 주지 않은 것은 가지지 않음입니까?

유 마: 거짓을 말하고 대중의 화합을 깨뜨리는 말을 하고 중생의 이익을 소멸시키는 말을 하고 중생에게 공포심을 갖게 하는 말을 하고 중생의 모처럼의 발심을 희롱하는 말을 하여 중생들의 이익을 깨뜨리고 이를 취한다면 이는 주지 않은 것을 가짐이니 이러한 것은 비린 것이니 가지지 말아야 한다고 함이니라.

수자타: 제도 받은 다음엔 무엇이 있습니까?

유 마: 제도 받은 다음엔 제도할 일이 있다.

수자타: 어떻게 제도 합니까?

유 마: 네가 제도 받을 때에 목 마를 때 그가 불을 주어 제도 하더냐?

수자타: 아닙니다.제가 제도 받았을 때에는 목마를 때에 물을 받았나이다.

유 마: 네가 제도 받을 때에 배고팠을 때에 그가 모래를 주어 너를 제도하더냐?

수자타: 아닙니다.제가 제도 받을 때에는 배고팠을 때에 그가 밥을 주더이다.

유 마: 네가 제도 받을 때에 병들었을 때에 그가 병을 주어 제도하더냐?

수자타: 아닙니다 제가 제도 받을 때에 병들었을 때에 약을 주더이다.

유 마: 너도 그와 같이 남을 제도하라.

수자타: 어떻게 깨달음을 얻습니까?

유 마: 중생이면 깨달음을 얻는다.

수자타: 중생이면 다 깨달음을 얻는다면 왜 부처가 있고 중생이 있습니까?
유 마: 깨달으면 부처이고 깨닫지 못하면 중생이니,중생은 모든 것을 중생이라 하고 부처는 모든 것을 부처라 한다. 그러므로 부처의 눈에는 모든 것이 그대로 다 부처일 뿐이니 어찌 거짓을 말한다 할 수 있으리오.

수자타: 중생의 어느 것을 가지고 깨달음을 얻습니까?

유 마: 중생의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를 가지고 깨달음을 얻는다.

수자타: 안이비설신의는 이미 내게 구족 하여 갖추고 있습니다만 저는 아직 깨달음을 얻지 못했습니다.무슨 까닭이겠습니까?

유 마: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를 가지고 놀고 먹는데 쓰기 때문에 깨닫지를 못하는 것이다.

수자타: 달리 어떻게 써야 합니까?

유 마: 眼은 보는데 쓴다.耳는 듣는데 쓴다.鼻는 맡는데 쓴다.舌은 맛보는데 쓴다.身은 접촉하는데 쓴다.意는 생각 하는데 쓴다.

수자타: 그것은 누구나 다 알고 저절로 행하는 일입니다.

유 마: 누구나 다 아는 일이지만 아무도 깨닫지를 못한다.
본다는 것은 깨달음이다.
듣는다는 것은 깨달음이다.
냄새 맡는다는 것은 깨달음이다.
맛을 안다는 것은 깨달음이다.
접촉을 한다는 것은 깨달음이다.
생각을 한다는 것은 깨달음이다.
그러나 이것이 그대로 깨달음이라는 것을 알고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 보고 접촉하고 생각 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보는 것은 큰 신통이다.듣는 것은 큰 신통이다.

이와 같이 생로병사는 큰 신통이다.
다들 신통을 부리느라 서로가 그것이 특별한 신통이라고 여기지 않을 뿐이다. 더 이상의 신통은 하늘 위 하늘 아래 암만 뒤져봐도 없다.물위를 걷는 것이 신통이면 아예 물 속에 들어 앉아 사는 것은 더 큰 신통이며 이는 수중 중생들의 신통이 예수 보다 낫다 할 것이요,하늘을 나는 것이 신통이면 아예 창공에 떠 있는 수리가 신통망통이다.

수중 중생들이 물 속에 사는 것도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요 수리가 창공에 머무는 것도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 이다. 그런즉,물고기가 하늘을 나는 것은 시간 문제요,수리가 물 속에 잠자는 것도 시간 문제이며, 사람이 물위를 걷는 것도 다만 시간 문제일 뿐이다.안이비설신의가 하는 것은 다 깨달음이다.

산길 가는 저 동자
물위를 가지 않는다고 원망 마라.
사각사각 낙엽 밟는 소리
듣기에도 좋아라.
목련존자 신통이
안이비설신의를 뛰어났으랴!
묘한 것이 문득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것,
이 보다 더한 신통 난 보지 못했네!


수자타: 그것들 보는 것,듣는 것,냄새 맡는 것,맛을 아는 것,접촉하는 것,생각 하는 것은 육체의 활동에 의한 정신의 의식에 불과하지 않습니까? 아무도 그것을 깨달음이라 하지는 않습니다.그렇게 말하면 도리어 놀림을 받을 것입니다.

유 마: 그렇다면 네가 달리 내어 놔 보아라.그 밖에 네가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있느냐?

눈 이외의 눈이 있느냐?
귀 이외의 귀가 있느냐?
코 이외의 코가 있느냐?
혀 이외의 혀가 있느냐?
몸 이외의 몸이 있느냐?
생각 이외의 생각이 있느냐?
있으면 내어놓아 보아라.

저 천지만물을 온 우주를 다 네게 허락 할 터이니 이 안이비설신의 말고 달리 안이비설신의가 있으면 가서 찾아 보거라.

천지 만물 온 우주를 다 네게 줄 터이니 가서 이 보이는 것(色)말고 달리 보이는 것이 있으면 어서 찾아 보거라.

천지만물 온 우주를 다 네게 붙일 터이니 가서 이 들리는 것 말고 달리 들리는 것이 있거든 어서 찾아 보거라.

천지 만물 온 우주를 다 네게 놓이게 할 터이니 가서 이 냄새 말고 달리 냄새가 있다면 어서 찾아 보거라.

천지 만물 온 우주를 다 네게 조리하게 할 터이니 가서 이 맛 말고 달리 맛이 있다면 어서 찾아 보거라.

천지 만물 온 우주를 다 네게 가까이 하게 할 터이니 가서 이 접촉 말고 달리 접촉이 있다면 어서 찾아 보거라.

천지 만물 온 우주를 다 네게 궁구하게 할 터이니 가서 이 생각말고 달리 생각이 있다면 어서 찾아 보거라.

수자타: (털석 주저 않으며..)
잘 못했습니다,유마님, 이 몸과 마음을 놔 두고 달리 무엇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미친 일인 줄 알겠습니다. 이제껏 찾아 다녔지만 보물은 밖에 있지 아니하고 바로 이 몸과 마음에 있는 줄 알겠습니다. 무엇이 있다면 그건 이 몸과 마음에 있는 것이요 무엇이 없다 해도 그건 이 몸과 마음에 없는 것입니다. 이 몸과 마음을 떠나서는 비록 대범천의 천주라 할지라도 티끌과 같을 뿐이며, 삼천대천세계의 보물이라 할지라도 오히려 아지랑이와 같을 것입니다.
저는 이미 이 몸과 마음을 들어 부처님께 귀의 하오니 귀의한다 함은 바로 몸 마다 부처님의 화신을 이룰 것이요,마음 마다 부처님의 법신을 이루는 것을 말함 인즉, 삼가 이 몸과 마음을 들어 삼세의 부처님과 그 가르치신 법과 믿고 따르는 사부대중 승가에게 세세토록 귀의 하옵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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