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nguage
한국어
조회 수 6115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자타는 어진 여인이다.
어느 날,그녀는 번뇌라고 하는 것이 곧 생각에 지나지 않고,생각이라는 것이 이리 저리 부딫쳐서 울리는 골짜기의 소리와 같아서 종잡을 수 없는 것임을 알고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의문을 안은채 시장에 사는 흰머리를 한 유마라는 장사꾼을 찾았다.


수자타:유마님,왜 그럼 생각이 일어 나는 걸까요?

유마:하늘에 구름이 왜 생기느냐?

수자타:하늘의 구름은 인연따라 생깁니다.땅위에서 수증기가 뭉쳐 오르다가 모이면 구름이 되지요
.
유마:생각 역시 인연따라 생기는 것이다.안이비설신의가 이리 저리 몰려다니다가 뭉치고 모이면 생각이 되는 것이다.

수자타;그렇다면 구름에 잘못이 없듯 생각에도 잘못은 없겠습니다만?

유마:그렇다.다만, 한 조각 구름이 일면 그만큼 빛은 가리워지듯,한 생각일면 그만큼 지혜는 가리워진다.생각이 곧 번뇌로 이전되는 것은 구름이 곧 그림자를 드리우는 것과 같으므로 그것은 유위(有爲)이며,광명은 한 법도 이즈러지거나 내거나 토라지거나 한 적이 없으므로 그것은 무위이니라.

수자타:어떻게 하여야 합니까?

유마;생기게 하지 말아야 한다.(무생)

수자타:어떻게 하는 것이 생기게 하지 않는 것입니까?

유마:수자타야,허깨비는 생기는 것이냐?

수자타;허깨비는 생기는 것입니다.

유마:그렇다면 허깨비는 진실한 것이냐?

수자타:생긴 것이야 틀림없지만,진실한 것은 아닙니다.

유마:만일 허깨비가 쫒아 오는 것에 놀라 도망 가다가 벼랑에서 떨어져 죽으면 어찌하는고?

수자타:그것은 실로 허무하게 짝이 없는 죽음입니다.

유마:바로 너와 나의 일이니라.우리가 하루 종일 이 생각 저 생각에 쫒겨 한달 일년 십년을 보내다가 7,80의 벼랑끝에 몰려가서는 덜컥 죽음에 떨어지면 이것이 저 허깨비에 쫒겨 도망가다가 벼랑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과 무엇이 다르리오! 허깨비가 비록 진실한 것이 아니라 하지마는 만일 사람이 그것이 허깨비인줄 깨닫지 못하면 반드시 이와 같은 화를 당할 것이다.그와 같이 수자타야,생각이 비록 허깨비와 같지마는,만일 사람이 그것이 인연따라 뭉실뭉실 생기는 것인줄 깨닫지 못하면 반드시 화를 당하리라.이러므로 경에 이르기를 「깨달으면 흠이 없거니와 깨닫지 못하면 악마의 권속에 해당한다」고 함이다.

수자타:유마님, 이 「생각」은 어떻게 하면 생기지 않게(무생) 할 수가 있습니까? 만일 생기게 하지만 않는다면 그런 화는 면할 것이 아닙니까?

유마:틀렸다.생기게 하지 않는것이 무생이 아니라,쫒아가지 않는 것이 무생이니라.

무생은 수자타야,깨달음의 다른 이름이니,곧 깨달음이 무생이니라.
어찌하여 깨달음이 무생이라 하는가?
실로 깨달음은 다음 생각을 生하게 하지 않나니,다음 생각이 生하지 않으므로 이전 생각을 쫒아감을 生하지 않는 까닭에 깨달음을 무생이라 하느니라,

또한 수자타야,무생은 해탈의 다른 이름이니,곧 열고 닫음에 아주 자유함이니라.
어찌하여 열고 닫음이 자유한다 하는가?
생과 무생에 자유하며,중생과 부처에 자유롭게 노닐며,번뇌와 열반에 자유로이 왕래하는 까닭이니라.

또한 무생은 평등의 다른 이름이니,곧 짓고 받음이 평등함이니라.
어찌하여 평등한다 하는가?
모든 중생이 비록 그 사는 곳이 하늘과 땅만큼 다르고 모양이 두발과 네발등으로 다르다 하나 생로병사에 있어서 여전히 평등하며,생로병사가 평등하므로 번뇌가 평등하고,번뇌가 평등하므로 열반이 평등한 까닭이니라.

또한 무생은 다함 없음(無際)의 다른 이름이니,과거 현재 미래가 다함이 없느니라.
어찌하여 과거 현재 미래가 평등하다 하는가?
과거의 목숨이 다함 없는 까닭에 지금 목숨이 다함 없고,지금 목숨이 다 함 없는 까닭에 앞으로의 목숨 역시 다 함이 없는 까닭이니라.

또한 무생은 낳지않음의 다른 이름이니,곧 번뇌와 열반을 낳지 않음이니라.
어찌하여 번뇌와 열반을 낳지 않는다 하는가?
대저 만일 번뇌가 이미 낳아졌다면 열반이 무생이며,열반이 이미 낳아 졌다면 번뇌가 무생인 까닭에 낳지 않는다 하느니라,

수자타:유마님,약간 무섭습니다.도대체 그렇다면 저는 어디에 의지하여야 합니까? 몸과 마음을 다 뒤져 보아도 의지 할 만한 「나 」가 없다면,지금의 나는 도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며,무엇을 하는 것이며,어덯게 하여야 하는 것입니까?

유마:두려워 하지 말라 수자타야,몸의 때가 벗겨져 나갈 때에 시원하듯이 「나」라는 때가 벗겨져 나가는 징조일 뿐이니라.너의 두려움은 이 「나 」가 없어질 때에 생기는 마지막 번뇌 같은 것이다.몸과 몸의 감촉,마음과 마음의 생각들은 알고보면 다 「나 」라는 것에 기생하여 사는 허깨비인 것이니, 나는 어디에도 없으며,없는 고로 찾을 수가 없으며,찾을 수가 없으므로 얻을 수가 없으며,얻을 수가 없으므로 생로병사가 없으며,생로병사가 없으므로 두려움도 없으며,두려움이 없는 까닭에 반야의 관조를 멈추지 않고 하나니,마치 저 태양이 아무 두려움이 없이 비추어 냄을 작위(作爲)없이 쏟아냄과 같으니라.

반드시 알라.이 「나」는 제법(諸法)이 무아(無我)이니라.
수자타야,어떤 사람이 천성적으로 타고난 힘과 재주에 더하여 기예를 익혀 홀로 천 사람을 상대할 수 있는 실력을 가졌다고 하자.이러한 사람이 몆이나 나오겠느냐?

수자타:그런 사람은 당대에 만나기는 힘이 듭니다.천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한다고하면 맞겠습니다.

유마:내가 너에게 말하리라.그 천년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하는 그 수고로 고작 천 사람을 이기는 것보다 훨씬 덜 수고로운 것으로 억만 중생을 상대할 수 있는 것이 불법이니,바로,제법무아인 이 마음을 아는 것이니라.

누가 너에게 수미산 꼭대기에서 바늘을 떨어뜨려 땅위의 콩을 꿰뚫게 한다면 너의 절망은 영겁에 걸쳐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을 것이지만,이 마음을 깨우치게 한 부처님의 자비는 그러한 수고로움을 요구한 것도 아니오,고통을 경과하게 한 것도 아니니,이것도 마다하여 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믿음이 어린 자들이여,불법이 멀리 있다고 포기하듯이 108배 3천배 십만다라니 백일기도 금강경 천수경 독경 또 독경 하는 자들이여,하루 종일 도리어 이렇게 일을 삼아 업을 만들면서 업을 녹인다고 자화자찬 하는 이 아둔한 자들이여,왜 한 순간이나마 단정히 앉아 제법무아의 일을 궁구하지 않는가?

「나」가 남아있는 한,하는 족족 모조리 그 「나」어른이 잡수실 것이다.자기가 자기에게(업이 업에게) 절하면서 부처님에게 한다고 우기니 이렇게 어리석은 일을 어찌 부처님이 시키셨으리오.

이것도 힘들다 하여 저 어지신 부처님께서 아미타부처님을 어렵사리 소개해 주시었건만,그것도 믿지 아니하여 염불을 하지 않으니,스스로도 아니 되고 부처님 힘으로도 아니되니,아무리 절을 하고 또 해 보아라,누가 받을 것이며 누가 이루어 줄 것인가!!

어리석다 무리들이여,
한 무리가 고스란히 절 속에 빠져 헤어나올 줄을 모르는구나!
그렇게 천년을 하여 천 사람을 상대 하여 보아라,
그대 앞에 다시 또 천년이 고스란히 그대로 남아있으리라.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6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36) - 나(我)란 우물과 세계란 우물. 短長中庸 2009.08.23 5786
35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35) - 불교가 염세적? 短長中庸 2009.08.23 5329
34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34) - 이 몸이 즉 불신이고 이 마음이 즉 불심 短長中庸 2009.08.23 5223
33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33) -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短長中庸 2009.08.23 5149
32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32) - 경율론(經律論). 短長中庸 2009.08.23 5393
31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31) - 수자타에게 보내는 편지 短長中庸 2009.08.23 4440
30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30) - 독백 短長中庸 2009.08.23 4630
29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29) - 마하가섭(2) 短長中庸 2009.08.23 4481
28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28) - 마하가섭(1) 短長中庸 2009.08.23 4292
27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27) - 더 이상 구하지 말라. 短長中庸 2009.08.23 4331
26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26) - 무상심심미묘법 短長中庸 2009.08.23 5438
»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25) - 무생법인(無生法印) 短長中庸 2009.08.23 6115
24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24) - 중생심도 短長中庸 2009.08.23 4309
23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23) - 어떤 만남 短長中庸 2009.08.23 4673
22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22) - 삼천배의 업장 短長中庸 2009.08.23 5375
21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21) - 불교를 대할 때는 어떤 때? 短長中庸 2009.08.23 2987
20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20) - 부처님을 믿음. 短長中庸 2009.08.23 3517
19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19) - 주고 받음 短長中庸 2009.08.23 3486
18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18) - 그침 短長中庸 2009.08.23 3129
17 유마와 수자타의 대화(17) - 가장 빠른 것. 短長中庸 2009.08.23 3251
Board Pagination Prev 1 2 Next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