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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마음

11.삼학(三學)을 함께 쓰다.

 

"삼학을 함께 쓴다 하니 어떤 것이 삼학이며 어떤 것이 함께 쓰는 것입니까?"
"삼학이란 계.정.혜니라."
"어떤 것을 계.정.혜라 합니까?"
"청정하여 물들지 아니함이 계요,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함을 알아 경계를 대하여 고요함이 정이요, 마음이 움직이지 아니함을 알 때에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생각도 나지 아니하며 마음이 청정함을 알 때에 청정하다는 생각도 나지 아니하여 내지 선.악을 모두 능히 분별하되 그 가운데에 물들지 아니하여 자재를 얻음을 혜라고 하느니라. 만약 계.정.혜의 본체가 모두 얻을 수 없는 것임을 알 때에 곧 분별함이 없어서 곧 동일의 본체이니 이것이 삼학을 함께 쓴다고 하는 것이니라."

 


12.무생심(無生心)

 

"만약 마음이 청정함에 머물 때에는 청정함에 집착하는 것이 아닙니까?"
"청정함에 머뭄을 얻었을 때에 청정함에 머물러 있다는 생각을 짓지 않는 것이 청정함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니라."
"마음이 공에 머물 때에는 공에 집착한 것이 아닙니까?"
"만약 공하다는 생각을 짓는다면 곧 공에 집착한 것이니라."
"만약 마음이 머뭄이 없는 곳에 머물 때에 머뭄이 없는 곳에 집착한 것이 아닙니까?"
"다만 공한 생각을 지으면 곧 집착할 곳이 없으니 네가 만약 머물 바 없는 마음을 분명하고 밝게 알고저 할진댄 바로 좌선할 때에 다만 마음만 알고, 모든 사물을 생각하여 헤아리지 말며 모든 선악을 생각하여 헤아리지 말라.
과거의 일은 이미 지나가 버렸으니 생각하여 헤아리지 아니하면 과거의 마음이 스스로 끊어지니 곧 과거의 일이 없다고 함이요, 미래의 일은 아직 다가오지 않았으니 원하지도 아니하고 구하지도 아니하면 미래의 마음이 스스로 끊어지니 곧 미래의 일이 없다고 함이요, 현재의 일은 이미 현재라 일체의 일에 집착함이 없음을 알뿐이니, 집착함이 없다 함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음이 곧 집착함이 없음인지라 현재의 마음이 스스로 끊어져서 곧 현재의 일이 없다고 하느니라.
삼세를 거두어 모을 수 없음이 또한 삼세가 없다고 말하느니라.

마음이 만약 일어날 때에 따라가지 아니하면 가는 마음이 스스로 끊어져 없어짐이요, 만약 마음이 머물 때에 또한 머뭄에 따르지 아니하면 머무는 마음이 스스로 끊어져서 머무는 마음이 없음이니, 이것이 머무는 곳 없는 곳에 머문다고 하느니라.

만약 밝고 밝게 스스로 알아 머뭄이 머뭄에 있을 때에는 다만 사물이 머물 뿐이요
또한 머무는 곳이 없으면 머무는 곳 없음도 없느니라.
만약 밝고 밝게 스스로 알아 마음이 일체처에 머물지 아니하면 곧 본래 마음[本心]을 밝고 밝게 본다고 하는 것이며, 또한 성품을 밝고 밝게 본다고 하느니라.

만약 일체처에 머물지 아니하는 마음이란 곧 부처님 마음[佛心]이며, 또한 해탈심이며, 또한 보리심이며, 또한 무생심이며, 또한 색의 성품이 공함이라 이름하나니,
경에 이르기를 '무생법인을 증득했다'고 함이 이것이니라.

너희들이 만약 이와 같이 아직 체득하지 못하였을 때는 노력하고 노력하여 부지런히 공력을 더하여 공부를 성취하면 스스로 알 수 있으니, 그러므로 안다고 하는 것은 일체처에 무심함이 곧 아는 것 이니라.
무심이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되어 참되지 않음이 없으니, 거짓됨이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인 것이며 참됨이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니라. 다만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곧 두 가지 성품이 공함이니, 두 가지 성품이 공함이란 자연해탈이니라."

 


13.상주(常住)

 

"앉아서만 쓸 수 있는 것입니까, 다닐 때도 또한 쓸 수 있는 것입니까?"
"지금 공(功)을 쓴다고 말함은 단지 앉아 있는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눕거나 하는 짓는 바 움직이는 모든 때 가운데 항상 써서 사이가 끊어짐이 없음이 항상 머문다고 하느니라."

 


14.오종법신(五種法身)

[방광경(方廣經)]에 이르기를 '다섯가지 법신은 첫째는 실상 법신이요, 둘째는 공덕법신이요, 셋째는 법성법신이요, 네째는 응화법신이요, 다섯째는 허공법신이다'고 하였는데, 자기의 몸에는 어떤 것이 이것입니까?

"마음이 무너지지 아니함을 아는 것이 실상 법신이며, 마음이 만상을 포함하는 것을 아는 것이 공덕법신이며, 마음이 무심임을 아는 것이 법성법신이며, 근기따라 응하여 설법함이 응화법신이며, 마음이 형상이 없어 얻을 수 없음을 아는 것이 허공법신이니, 만약 이 뜻을 확실히 아는 이는 곧 증득할 것이 없음을 아느니라.

얻음도 없고 증득함도 없음이 곧 불법법신을 증득한 것이요, 만약 증득함이 있고 얻음이 있음을 증득으로 삼는 이는 곧 삿된견해의 증상만인이며 외도라고 하느니라. 왜 그러냐 하면 [유마경]에 이르기를 '사리불이 천녀에게 묻되 그대는 얻은 바가 무엇이며 증한 바가 무엇이기에 말재주가 이와 같으냐' 하고 물으니, 천녀가 대답하기를 '나는 얻음도 없고 증함도 없어서 이와 같음을 얻었오. 만약 얻음이 있고 증함이 있으면 불법 가운데에 증상만인이 되는 것이오' 라고 하였느니라.

 


15.등각(等覺)과 묘각(妙覺)

 

"경에 이르기를 '등각,묘각'이라하니, 무엇이 등각이며 무엇이 묘각입니까?
"색(色)에 즉하고 공(空)에 즉함이 등각이요, 두 가지 성품이 공한(二性空) 까닭에 묘각이라 하며,또한 깨달음이 없음과 깨달음이 없음도 없음을 일컬어 묘각이라 하느니라."
"등각과 묘각이 다릅니까, 다르지 않습니까?"
"일에 따라 방편으로 거짓 두 이름을 세운 것으로서, 본체는 하나요, 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으니 내지 일체법이 모두 그러하니라."

 

출처 : 디지털 불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