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심경 410 /용아거둔 화상 송(龍牙居遁和尙頌) /무심이 곧 도다
一得無心便道情이오 六門休歇不勞形이라 有緣不是余朋友요 無用雙眉却弟兄이라 悟了還同未悟人이오 無心勝負自安神이라 從前古德稱貧道하니 向此門中有幾人가 한번 무심을 얻으면 곧 도의 정취요 여섯 문이 쉼에 형상을 수고롭게 하지 않네. 인연이 있어도 나의 벗이 아니고 쓸모없는 두 눈썹이 도리어 형제구나. 깨닫고 나면 도리어 깨닫지 못한 사람과 같고 승부에 무심하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하도다. 옛날의 큰스님이 가난한 도인이라고 하였으니 이 문중에 있는 사람 몇 사람이던가.
해설 : 선불교에서는 무심을 대단히 중요하게 여긴다. 무심만 얻으면 그대로가 도다. 육근도 편안히 쉬어져서 이 몸을 수고롭게 할 일이 없다. 그와 같은 경지에서 보면 인연이 깊은 사람이라도 그것은 친구가 아니고 쓸모없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진정한 친구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깨닫지 못했을 때는 깨달은 사람과 깨닫지 못한 사람이 다른 것으로 여겨지지만 깨닫고 보면 그 두 가지 상반되는 사람이 결국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불교에서는 깨달은 사람과 깨닫지 못한 사람과의 관계를 큰 싸움에서 이기고 지는 일이나 같이 생각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사실을 알고 보면 설사 깨닫지 못했다 하더라도 마음은 저절로 편안해 진다. 빈도(貧道), 이 얼마나 멋진 말인가? 용아 화상의 말씀처럼 이 빈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출처 : 염화실 |